20년간… 낮엔 청소년 선도, 밤엔 성추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피해자 제보로 60대 구속

불우한 청소년을 돕는 활동가로 행세하며 20여 년간 남자 아동과 청소년을 성추행해온 유명 다도(茶道)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다도와 신앙생활로 청소년을 선도하겠다”며 아동 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상습 성추행한 다도사업가 겸 교회 장로 김모 씨(61)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4년 8월 지인인 송모 씨에게 “방학 중 아들(당시 초등학교 5년)을 내게 보내면 다도 교육도 시키고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도 넓혀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말을 믿은 송 씨는 나머지 아들 2명도 방학이나 주말마다 김 씨에게 보냈으며 삼형제 모두 김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최근까지 남자 아동과 청소년 6명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불우 청소년을 돕는 다도인으로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하고 책까지 출판해 어느 정도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인물. 또 교회 장로, 지역아동지원단체 서울지부장 등 사회활동을 많이 해 부모들의 의심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두 얼굴의 행적’은 현재 성인이 된 한 30대 남성이 자신이 중학생이던 시절 김 씨에게 당한 피해를 경찰에 알리는 바람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재 파악된 피해자는 6명이지만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이 20여 년이나 돼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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