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4개 공기업 2개로 통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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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개公+인천관광公 → 인천도시公
인천메트로+인천교통公 → 인천교통公

10조 원에 육박하는 빚을 지고 있는 인천시가 23일 시 산하 4개 공기업을 올해 말까지 2개로 통합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무리한 사업 추진에 따른 채무 급증으로 경영난이 심각한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4개 공사가 2개로 통합해 내년 1월 새롭게 출범하기로 한 것. 송영길 인천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시 공기업 통합 및 재정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 통합 왜 필요했나

시에 따르면 2011년 시 본청과 인천도개공, 인천메트로, 인천관광공사 등의 총 부채는 9조3655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인천도개공이 4조8475억 원으로 가장 많다. 시 본청은 3조132억 원이다. 2012년에는 시와 산하 3개 공기업의 총 부채가 10조2296억 원, 2013년엔 10조8155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인천도개공과 시는 2013년까지 검단신도시와 구월보금자리주택,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 각종 사업을 위해 8조 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야 해 빚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지방채와 공사채를 발행해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서 또 빚을 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2013년 이후 ‘인천시 재정파탄’이란 경고음이 나오게 됐다. 결국 위기 돌파를 위해 통폐합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가 4조8475억 원에 이르는 인천도개공은 인천관광공사와 통합돼 ‘인천도시공사’(가칭)로 출범한다. 인천메트로와 인천교통공사는 ‘인천교통공사’(가칭)로 통합해 발족한다. 시는 내년 1월 2일 2개 통합 공기업의 출범을 목표로 올해 안에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천도시공사는 도시재생사업 등 초기 단계부터 관광인프라를 고려해 ‘개발중심도시에서 문화창조도시’로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하철과 버스 교통의 운영과 관리 체계를 일원화해 개별 교통서비스를 통합서비스 체계로 개편할 방침이다. 송 시장은 “현재 시 재정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시민의 세금을 아껴 쓰기 위해서도 효율적인 새로운 공기업이 필요하다”며 “이번 통합은 공기업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개혁 중 한 가지”라고 말했다.

○ 공기업은 술렁

시가 산하 공기업의 통폐합을 결정하자 공기업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공사의 불필요한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이 실시되고 자산 매각과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회수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기업 선진화 및 경영진단 용역을 마무리하고 12월까지 조례 개정을 포함한 통합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하위직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등 인사조치는 없겠지만 임원을 비롯한 고위직의 구조조정은 통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억대 연봉을 받는 고위직 임원들은 조직을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 4개 공사를 2개로 통합하면 경상경비 절감, 시의 재정지원 규모 축소 등 앞으로 4년간 2310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관 간 유사, 중복 문제가 해소돼 인천도개공과 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져 재무건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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