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마라톤 중계때 대구의 美 감탄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대구 도시디자인본부 거리정비 4000건 마무리

23일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 김영대 본부장(가운데)과 직원들이 대구세계육상대회에 대비한 경관디자인 개선 회의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23일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 김영대 본부장(가운데)과 직원들이 대구세계육상대회에 대비한 경관디자인 개선 회의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건물에 간판이 너무 많이 붙어 있으면 오히려 헷갈려서 찾기도 어려워요. 지금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대구 도심 반월당이나 삼덕네거리 쪽을 자주 다니는 시민들이 요즘 보이는 반응이다. 지난해만 해도 도심 건물에는 상호를 알리는 간판이 외벽을 뒤덮을 정도로 많았지만 지금은 아주 깔끔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대구시가 2007년 3월 케냐 몸바사에서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더라면 도심 건물의 간판을 새롭게 하는 정도의 간단한 일도 쉽지 않았을지 모른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태어나 요즘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바로 대구시도시디자인총괄본부. 대구시는 2008년 “육상대회 때 대구의 아름다움을 지구촌에 보여주자”며 2008년 시장 직속 부서로 설치했다. 본부장은 공공디자인 전문가인 영남대 김영대 교수(61)를 영입했다.

디자인총괄본부 직원들은 육상대회를 대비해 난립하던 건물 간판과 지저분한 옥상을 바꾸고 북대구 등 주요 나들목(IC)은 푸른 대구가 느껴지도록 했다. 또 콘크리트 덩어리인 신천 다리의 분위기를 바꾸는 등 그동안 4000여 건을 추진해 대부분 마무리했다. 특히 도심에서 열리는 육상대회 마라톤 코스는 가장 신경을 써는 부분이다. 중계방송을 통해 대구의 얼굴이 지구촌에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민들이 시내를 다니면서 “어, 이전보다 달라졌네”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디자인본부 직원 20여 명의 숨은 노력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육상대회가 끝나면 디자인본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지난 3년이 대체로 육상대회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대구시 브랜드인 ‘컬러풀 대구’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 본부장은 “‘컬러풀’은 겉으로 울긋불긋하다는 뜻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 미래가 조화롭게 버무려진 풍경”이라며 “대구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삶을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담는 그릇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도시디자인이 그저 뜯어고치기 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디자인 철학’도 깊이 있다. 대구 전체가 ‘마음에 드는 옷’처럼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3월 일본 교토시립예술대에서 환경디자인학으로 학위를 마치고 본부에 합류한 윤혜진 박사(35·여)는 “대구를 흔히 거칠고 투박한 도시라며 부정적으로 보기 쉽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도 새롭게 디자인하면 독특한 매력이 될 수 있다”며 “지역성을 잘 살려 세계적인 도시가 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