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으론 졌지만… 청와대-黨 반대에도 벼랑끝 승부… 예견된 패배
정치인으론 승리… 보수 아이콘으로 우뚝… 차차기 입지 탄탄해져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0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안 통과 이후 시장직까지 걸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당분간 정치무대 뒤로 사라지게 됐다.
그는 이번 투표에서 승부사로서의 모습을 마음껏 보여줬다. 올해 초에는 참모들의 반대에도 주민투표를 강행했고, 과감하게 대선 불출마도 선언했다. 21일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필사적인 반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투표 결과에 시장직까지 걸었다. 평일에 33.3%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애당초 그의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밥 먹는 문제까지 잘살고 못살고를 구분해선 안 된다”는 야당의 주장에도 “밥 한 끼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복지틀을 결정하는 문제”라고 맞받아치며 싸웠다. 그 사이 그가 속한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좌(左)클릭하며 그를 외로운 처지로 내몰았다. 결국 오 시장은 실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자신을 내던졌다.
그는 이제 시장직을 잃고 대선까지 출마하지 못하게 돼 자칫 ‘정치 낭인’이 될 처지가 됐다. ‘셀프 탄핵’이란 말도 나왔다. 투표 패배로 타격을 입게 된 한나라당도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크지 않았던 당내 정치적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대권을 꿈꾸는 그로서는 치명상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차차기 대선이 열리는 2017년을 기준으로 보면 ‘정치인 오세훈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그는 지난해 재선(再選) 이후 줄곧 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자치구에 둘러싸여 ‘반식물 시장’으로 지내왔다. 그가 초선 시절 짜 놓은 시정의 틀은 견제에 밀려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내년 대선 출마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대선후보로 추대될 정도의 당내 기반이 없는 데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은 더 강해져 시장직을 내놓고 경선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했겠냐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해 초부터 그가 주도한 주민투표는 국가적 이슈였다. 투표가 진행되는 기간 내내 언론의 관심은 그에게 집중됐다. 여야의 어떤 대선후보도 오 시장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물론 그가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다는 것도 결단을 쉽게 했던 배경으로 꼽힌다. 선거를 앞둔 여당에서는 박 전 대표를 포함해 누구도 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를 견제하지 못했고 그 결과 새로운 보수정당의 수요까지 생겨났다. 그가 이런 틈을 파고들면서 ‘보수의 대안’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오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엇갈린 행보를 빗대 “오 시장은 남는 장사였고, 박 전 대표는 손해 본 장사였다”고 말했다. 결국 보수 진영은 그를 ‘실패한 서울시장’이 아니라 ‘보수의 새 희망’으로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그에게는 정치권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여러 무대가 있다. 빠른 감은 있지만 당장 내년 총선이 복귀 무대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위기에 몰리면 그를 정치 상품화할 유혹을 느낄 수 있다. 총선 이후 재·보선에서도 그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질 수 있다. 차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입각 제의가 갈 수도 있다. ‘서울시장 오세훈’은 패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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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1-08-25 10:04:59
역시 서민은 서민을 벗어날 수가 없군 ... 대를 이어 자손대대로 서민으로 살아라... 세금 폭탄을 맞아 봐야 어이쿠 하겟구나. 불쌍한 중생들....감언이설에 속아나는 꼴하구는........ 세상에 꽁짜가 어디에 있냐....멍청한 서울시민들이여.......훌륭한 지도자를 잃었구나....
2011-08-25 10:25:18
오세훈 시장은 대를 위한 큰 그릇이며 의인이었다. 자기 안일 만 생각하고 편하게 눈치와 요령으로 살아가는 살살이 잡배가 아니라 나라와 복지건설의 잘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던질수 있는 큰 인물! 투표 방해한 사람들 다 합쳐도 그 큰뜻을 못 이루리라 서울 시민들은 눈이 있어도 알아보지 못했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니 어찌 하리오.. 의인을 알아보는 때가 오기를...
2011-08-25 10:19:05
재, 보선 평균 투표율을 크게 잡아 35% 라고 봤을 때 이번의 투표 거부 운동에도 불구하고 25% 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는 크다. 25%의 찬성과 크게 잡아도10% 정도의 반대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에는 졌다. 그리고, 22일 말했듯이, 지금 당장 사퇴하시는 것이 이번 선거가 청치적인 목적이 아닌 정책 투표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기가 될 것이다. 투표 거부를 선동한 정당이나 단체들은 민주주의를 역행했다. 지금의 결과가앞으로 이들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지금 사퇴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시장 선거를 치룬 다면 반듯이 승리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고, 내년 4월로 선거를 연기하는 정치적 꼼수를 부리면, 모든 것을 잃을것이다.
오시장이 패배하지 않았는데 왜 패배했다고 하는가? 서울 시민은 제1안도 싫고 제2안도 싫고 현재대로 유지하라는 투표결과이다. 제2안이 채택되었다면 오시장이 패배했다고 해도 되지만 제1안도 제2안도 채택된 것이 없기 때문에 오시장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 무상 급식 문제는 현재대로 유지하면 된다.
2011-08-25 21:48:37
오세훈시장님 나라와 국가를 위해 외로운 싸움하셨군요 다음 대통령이 꼭 되길
2011-08-25 21:35:03
이 기사는 정확한 형세 판단을 하고 있다 오시장이 당장은 물러나지만 잃은 것은 조금이고 얻은 것은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큰 것을 얻었다.......
2011-08-25 19:13:21
182억원 어떻게 도독놈아! 그게 니 돈이냐.
2011-08-25 19:07:13
182억 허공에 날리고 시장직 까먹고 도대체 저런 탐관오리 없네요. 시장직은 식물시장이라도 끝까지 마무리하는게 정답인데 지놈 편할 대로 갱판치고 저울질에 미쳐도 저렇게 미친 놈이 있는지 왜 사람들은 지놈 꼼수에 매달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오가는 아니다. 다음 총선도 국회의원도 아니다. 지금까지 개인재산 많이 불렸는데 년 아니다. 뇌물 받는 놈만 탐관오리가 아니고 저렇게 시민들 회유하는 작자 금메달 탐관오리 아냐. 배웠다는 놈이 또 변호사라는 놈이 고대까지 나왔다는 놈이... 그난 대가리 굴리느라 꽤나 고생했수다.
2011-08-25 18:12:49
잃은 것 = 서울시장직 얻을 것 = 차차기 대통령직
오시장은 이 시대에 우리가 갖추어야 할 가치관을 보여달라고 한 것이다. 그 가치관에 대한 주관을 이번 투표과정을 통해 보여줬다. 기회주의자 박근혜와의 차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일 투표율 30%대임을 감안할 때 야당의 대대적 투표불참 운동과 한나라당내 기회주의자들의 흠집내기에도 부룩하고 25%대 참여는 대박이라 할 수 있다. 비록 게임에는 졌지만 내용에선 엄청난 승리이다.
2011-08-25 13:24:45
시장직 깨끗이 던지죠. 난 총선 후보로 떠나렵니다. 그리고 5년동안 열심히 노력해 차차기 후보되렵니다. 뭐 그런 거 아닙니까,
2011-08-25 12:42:16
그래도 차차기는 오세훈, 하지만 정치9단 박근혜에게 많은 수업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민투표로 인해 멀쑥해진 쪽은 벅근혜가 아니고 오히려 친이 쪽표입니다. 정몽준은 오라무탕 만들려다 빙신됐고 박근혜의 냉철한머리는 더 빛을 발한 형국이 되었거든요. 이기지 못할 싸움은 첨부터 하지 말아라. 오세훈에게 준 좋은 교훈, 당신은 서민을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다. 중앙버스차선 그건 이명박이 한 거고 디자인 그건 서민을 울린 눈물이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제발 공부 많이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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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5 10:04:59
역시 서민은 서민을 벗어날 수가 없군 ... 대를 이어 자손대대로 서민으로 살아라... 세금 폭탄을 맞아 봐야 어이쿠 하겟구나. 불쌍한 중생들....감언이설에 속아나는 꼴하구는........ 세상에 꽁짜가 어디에 있냐....멍청한 서울시민들이여.......훌륭한 지도자를 잃었구나....
2011-08-25 10:25:18
오세훈 시장은 대를 위한 큰 그릇이며 의인이었다. 자기 안일 만 생각하고 편하게 눈치와 요령으로 살아가는 살살이 잡배가 아니라 나라와 복지건설의 잘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던질수 있는 큰 인물! 투표 방해한 사람들 다 합쳐도 그 큰뜻을 못 이루리라 서울 시민들은 눈이 있어도 알아보지 못했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니 어찌 하리오.. 의인을 알아보는 때가 오기를...
2011-08-25 10:19:05
재, 보선 평균 투표율을 크게 잡아 35% 라고 봤을 때 이번의 투표 거부 운동에도 불구하고 25% 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는 크다. 25%의 찬성과 크게 잡아도10% 정도의 반대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에는 졌다. 그리고, 22일 말했듯이, 지금 당장 사퇴하시는 것이 이번 선거가 청치적인 목적이 아닌 정책 투표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기가 될 것이다. 투표 거부를 선동한 정당이나 단체들은 민주주의를 역행했다. 지금의 결과가앞으로 이들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지금 사퇴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시장 선거를 치룬 다면 반듯이 승리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고, 내년 4월로 선거를 연기하는 정치적 꼼수를 부리면, 모든 것을 잃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