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모 씨(41)는 평소 주변 세탁소 주인들에게 “요금을 함께 올려 받으면 어떻겠느냐”고 설득했다. 경쟁업소 주인들이 평소 자신의 가게보다 가격을 낮게 받아 장사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주변 가게 주인들이 말을 듣지 않자 박 씨는 ‘한번 혼내 주겠다’고 앙심을 품었다. 박 씨는 급기야 12일 새벽 인근 문모 씨(61)의 가게 등 주변 세탁소 2곳을 찾아가 미리 준비한 종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를 시도했다. 이 불은 때마침 내린 비로 1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꺼졌다.
박 씨는 당시 달아났으나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과 불탄 종이에 남긴 지문 등을 분석한 경찰에 29일 붙잡혔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쟁 업주들이 세탁비를 낮게 받는 것에 항의했는데도 요금을 올리지 않아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한국세탁업중앙회 광주시지회에 따르면 최근 세탁업계는 세탁용제와 부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세탁요금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져 영업난을 겪는 업소가 많다는 것. 박 씨의 가게도 이 같은 영업난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근 업소 주인들과 일종의 가격 인상을 시도하다 무산되자 홧김에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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