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사료 용 광어 85톤 횟감으로 팔렸다”

개 사료로 쓰겠다며 폐사한 광어(넙치)를 수집해 냉동 포장한 뒤 '선어(鮮魚)'로 둔갑시켜 전국에 유통시킨 업자가 검거됐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유통업자가 판매한 광어는 서울을 포함해 전국의 일반 음식점에서 회나 매운탕 재료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연곤)는 30일 제주 서귀포시 광어 양식장에서 폐사해 냉동고에 보관된 광어를 개 사료로 쓴다는 명목으로 무상 수거해 냉동 포장을 한 뒤 서울·대구지역의 수산물 도매업체에 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오모 씨에 대해 최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제주 서귀포시 일대의 광어 양식장을 돌아다니면서 "개 사료로 쓰려고 하니 죽은 넙치 좀 달라"며 폐사한 넙치를 수거해 인근 작업장에서 냉동 박스 포장을 한 뒤 택배를 통해 서울·대구 등 수산물 도매업체에 '선어'라고 속이고 총 시가 1억원 상당, 85t의 폐사 넙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가 이렇게 광어 양식장에서 수거해 유통시킨 폐사한 넙치는 지난 2년 동안 시중의 일반 횟집에서 회와 매운탕 재료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직접적으로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지만 활어와 비교할 때 대장균이 많이 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폐사한 광어는 이미 변질돼 식중독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오씨는 제주 서귀포시 광어 양식장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통해 폐사한 넙치를 무료로 수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도의 광어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사 어류는 '제주어류양식수협'에서 수거해 비료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지난 2005년부터 죽거나 병든 넙치의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 매일 3대의 차량으로 양식장을 돌면서 폐사 어류를 일괄적으로 수거하고 이를 모아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제주 해양경찰서는 "제주산 광어는 제주 수산물 중 내수 및 수출 주력 상품인데 오씨처럼 불법으로 폐사한 넙치를 유통하는 것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모두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관련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