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다음 달 1일 프랑스 파리에서 ‘리비아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를 긴급 개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한국 정부에 전해진 것은 26일경이었다. 프랑스 엘리제궁이 대상국을 초청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정부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프랑스가 한국에 초청장을 보낼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100% 확신할 수 없었다.
정부는 긴장했다. 자칫 리비아 재건 방향을 논의하는 최초의 고위급 국제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한국이 향후 국제적 리비아 재건사업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었다. 재건에 따른 특수(特需)를 놓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리비아 재건사업 참여에 사활을 건 만큼 당국자들은 초청장을 빨리 받아 참석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다. 1일까지는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부는 주말인 27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계자를 급하게 접촉해 엘리제궁이 준비한 초청장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26일 초청장을 만들어 이번 주 발송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참석 의사를 빨리 밝혀 주말인데도 초청장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서명한 초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하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회의 참석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친 지 얼마 안 되는 등 일정이 맞지 않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사진)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미국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그동안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리비아 지원을 논의해온 리비아연락그룹(LCG)보다 규모가 크고 서방과 아랍·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주요 국가 대부분이 초청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특히 무스타파 압둘 잘릴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위원장과 NTC 2인자인 마흐무드 지브릴 임시정부 총리가 모두 참석해 국가재건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잘릴 위원장과 지브릴 총리 중 한 사람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리비아 재건을 논의하는 첫 한-리비아 고위급 협의다.
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한국 기업이 하던 리비아 공사를 계속 보장받을 수 있고 나아가 복구공사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국토해양부가 잘 협의해 신속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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