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꼬불꼬불 이어진 골목길 사이로 연탄을 지게에 짊어지고 나르는 광경이 익숙한 곳이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30-3 일대 ‘백사마을’이다. 동네 길이 좁아 리어카가 올라가지 못해 집 앞까지 연탄을 배달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릴 정도로 낙후한 이곳이 1960년대부터 쌓인 마을 정취를 최대한 살려 재개발된다.
서울시는 백사마을 주택재개발구역 18만8899m²(약 5만7242평) 중 23%를 차지하는 4만2000m²(약 1만2727평)를 보존구역으로 설정해 주거지 원형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재개발한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이곳이 주거지 보존 방식 재개발 사업의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애초 이곳은 2009년 5월 아파트 위주로 전면 개발하는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사회 각층에서 마을의 정체성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일부 구역의 집과 골목길, 계단길, 작은 마당을 살리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백사마을은 예전 모습을 간직한 채 전면 리모델링된 저층집 354채와 새 아파트 1610채가 공존하게 됐다.
시는 백사마을 임대아파트 입주대상 750가구 중 저층집 입주희망자를 보존구역에 배정하고 나머지 세입자는 근처에 있는 기존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임차료 등 구체적인 입주방안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보존구역 뒤 9만9900m²(약 3만 평) 터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일반에 분양하고 나머지는 공원 및 녹지공간, 근린생활시설용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는 5일 주민설명회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정비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해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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