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정부의 재정지원에서 제외되거나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는 대학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65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의 대표적 사립대인 원광대는 이번 평가의 8개 지표 가운데 취업률과 교원확보율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병 기획조정처장은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인 만큼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대학 정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대가 취업률 집계에서 제외되는 등 불리한 부분이 있다”며 “수시모집을 앞두고 이런 결과가 발표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원광대 홍보실 관계자도 “2010년 한 해 지표만을 토대로 하위 15% 대학을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수도권 대학과 작은 중소도시에 있는 대학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처장은 “대학 분위기 일신을 위해 상반기에 경영컨설팅을 진행했고 내년부터 신입생 감축 등 대대적인 쇄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대는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에 포함된 사실이 수시모집을 앞둔 시점에서 발표되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병주 기획처장은 “교과부가 명확한 근거 없이 이처럼 발표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우리 대학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지방대로선 드물게 대학발전기금 1000억 원을 모았다”며 “외부지표 관리에 조금 소홀했지만 이 같은 지표는 마음만 먹으면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사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재정지원 중단 대학에 포함된 상명대는 “교과부의 선정 지표가 불합리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상명대 권찬호 홍보처장은 “우리 대학은 서울과 천안 두 개의 캠퍼스를 엄연히 다른 학교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번 평가에서는 두 캠퍼스를 통합한 지표를 활용했다”며 “캠퍼스를 분리하면 우리 대학은 둘 다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학자금대출제한대학에 선정돼 사실상 퇴출 대상으로 찍힌 대학은 자포자기하는 모습이었다. 벽성대의 한 교수는 “지난해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법인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서라도 달라지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는데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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