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가량 물길이 끊어지면서 방치된 경북 포항 동빈내항 구간. 2013년에는 포항의 새로운 수변관광명소로 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른쪽은 복원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멋지게 추진했으면 하는 마음이죠.”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조대현 씨(55)는 8일 “새롭게 바뀔 동빈내항이 서울 청계천보다 더 유명해지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7일 해도동에 현장사무소를 열고 ‘동빈내항 복원 수변유원지 조성’에 관한 보고회를 열었다. 포항의 최대 숙원인 동빈내항 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당초 이 사업은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보상 문제로 1년가량 미뤄졌다. 현재 토지와 건물에 대한 보상이 끝나고 주민도 대부분 이주해 2013년이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동빈내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는 동빈내항 복원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그동안 죽도시장∼포항해양항만청 1.7km 구간에 널려 있던 창고와 위판장, 급유탱크 등을 모두 옮겼다.
복원 사업은 남구 송도동∼해도동 형산강 1.3km 구간의 주변 건물을 철거하고 매립지를 걷어낸 뒤 폭 18∼30m, 깊이 2m가량의 물길을 연결하는 것이다. 1962년 동빈내항이 개항했을 때는 항구와 형산강이 이어져 포항의 대표 항구 역할을 했으나 10여 년 뒤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주택지 등을 위해 형산강 쪽을 매립하면서 물길이 끊겼다. 영일만에서 동빈내항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40여 년 동안 갇혀 버리면서 동빈내항 하면 악취부터 떠올리는 시민이 많다.
동빈내항 복원은 옛날의 물길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물과 바닷물이 섞여 도심에 흐르는 새로운 형태의 수변(水邊) 공원으로 가꾸는 사업이다. 보트와 작은 유람선이 오가고 분위기 있는 수상 카페를 만드는 등 관광지로 만들려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영일만으로 들어온 보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도심을 오가는 독특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동빈내항 물길 잇기와 함께 인근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모래 살리기도 국비 380억 원을 들여 내년에 시작한다. 고운 모래로 유명한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은 방파제 건립의 영향 등으로 많이 깎여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 통하는 동빈내항은 영일만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며 “포항의 관광명품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