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5일 개싸움이 났다. 문제는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의 개와 찬성하는 주민의 개가 싸운 것이다.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 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A 씨(59·여)로부터 “해군기지 반대 측 주민이 개를 시켜 내 개를 물어뜯으라고 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싸움을 건 개는 ‘중덕이’로 해군이 공사용 울타리를 치기 전까지 주인인 B 씨와 함께 다녔다고 한다. 이 개는 당시 덩치가 1.5배나 큰 A 씨의 개를 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A 씨는 “개가 묶여 있는 곳 인근에다 B 씨가 개를 풀어 물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단순히 지나가다가 개들끼리 싸움이 일어난 것일 뿐이다. 미처 말릴 새도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일부러 물라고 할 이유가 있겠느냐. 정말 어이없다”고 반발했다. 결국 A 씨는 개를 데리고 온 B 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강정마을 한 주민은 “해군기지 문제로 형제자매 사이에도 싸움이 나고 있고 명절이나 제사까지 따로 지낼 판인데 양측이 기르는 개까지 싸움을 벌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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