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에 있는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관련 성분이 처음 검출됐다. 주한미군이 캠프 캐럴에 있던 화학물질을 1981년 미국으로 옮긴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조사하는 한미공동조사단은 9일 경북 칠곡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지 내 41구역 지하수 관측정 5곳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고엽제 성분인 2, 4, 5-T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2, 4, 5-T는 고엽제 주성분 중 하나로 한국 측 분석에서만 L당 0.161μg이 검출됐다. 검출 지역인 41구역은 당초 미군이 화학물질을 보관하던 곳으로 고엽제 매립 의혹을 제기했던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54)의 발언이 사실일 확률이 높아졌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검출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인 L당 9μg의 5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며 “미국 측 분석 결과에 해당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공동 재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지 외부 지하수 관정 10곳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는 1개 관정에서 고엽제 성분인 2, 4-D와 2, 4, 5-T가 미량(각각 L당 0.00088μg, 0.00178μg) 검출돼 재조사에 나선 결과 다시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4곳에서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등이 검출되는 등 관정 8곳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조사단 미국 측 대표인 버치 마이어 대령은 “조사 결과 미군이 캠프 캐럴에서 사용한 농약이나 제초제 등 화학물질은 1981년 미국 유타 주로 옮겨 처리했다”며 “17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당시 화학물질에 고엽제가 섞여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헬기장 인근 지역을 포함해 기지 내부 총 83곳의 토양 조사 결과를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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