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식당 ‘리틀아시아’에서 서빙팀장을 맡고 있는 박엘레나 씨(43·우즈베키스탄)는 최근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지난달 호텔 전문 요리사를 파견해 줬기 때문이다. 백석남 워커힐호텔 조리장(R&B센터장)은 지난해 6월 문을 연 리틀아시아가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노창한 씨(35)를 파견했다.
노 씨는 1년 동안 리틀아시아에 머물면서 메뉴를 개발하고 이주여성 보조요리사들에게 요리법을 전수하는 주방장 역할을 하게 된다. 리틀아시아는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출신 이주여성 10여 명이 운영했으나 손님을 끌지 못했다. 일본 돈가스 덮밥, 중국 해물부추잡채 꽃빵, 베트남 쌀국수 등 각국 대표음식을 만들어 팔았으나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여수시 신기동에서 문수동으로 식당을 확장 이전하고 노 씨가 주방을 책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다문화 음식 외에 직장여성이나 일본 관광객이 좋아할 만한 호텔식 파스타와 미소라면, 매운해물라면 등을 추가로 선보이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리틀아시아는 사단법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여수지부에서 가게 보증금 300만 원을 내주고 식당 냉장고와 나무간판은 현대건설 직원들로부터 후원받아 문을 열었다. 박엘레나 씨 외에 캄보디아 출신 찬티 씨(22)가 주문을 받고 있다. 최근 사고로 남편을 잃은 루에티 몽투엔 씨(27·베트남)와 몽골서 식당을 운영한 장신 씨(35·중국)가 보조요리사로 근무하는 등 하루 2교대로 8명이 일하고 있다.
정성자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모임 여수지부장은 “리틀아시아는 사회 진출을 꿈꾸는 이주여성들의 꿈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라며 “식당의 확장 이전과 추가 메뉴 개발 소식이 알려지지 않아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별미집’으로 키우겠다는 이주여성들의 포부만큼은 다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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