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교육과학기술부가 정부재정 지원 및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 선정한 추계예대 교수 49명 전원이 부실대 선정 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결의서를 쓴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들은 취업률을 산정할 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예술대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결의서는 총장에게 전달됐다.
교수들은 ‘추계예대 제자들에게’라는 제목의 결의서에서 “여러분을 부실 대학생으로 만들어 미안하다. 예술교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획일적 잣대로 예술가와 예술대학을 모욕하는 상황에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취업률 때문에 부당하게 평가받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 교수직을 내려놓고 예술인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의서 내용은 대자보로 만들어져 학교 곳곳에 붙어 있다.
이 대학 총학생회 최정문 기획국장은 “부실대 선정 기준 가운데 취업률이 20%를 차지하는데, 이 기준으로 예술대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순수예술의 특성상 그림 한 점을 1억 원에 파는 유명 화가든, 공연 한 회에 몇천만 원을 받는 프리마돈나든 모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니다. 현 기준에 따르면 예술인은 모두 무직자다”라고 말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추계예대 졸업자 취업률은 19.2%로 교과부 기준치(45%)에 크게 미달했다.
추계예대 학생들도 추석 때부터 서울역 인사동 명동 등에서 교과부의 부실대 선정 기준 시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선정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대학 지원과 관계자는 “취업률 기준이 예술대에 불리하다면 모든 예술대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됐어야 한다”며 “그러나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도 선정된 추계예대는 네 가지 절대지표 가운데 재학생 충원율을 뺀 취업률, 전임교원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등 세 가지 기준이 모두 미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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