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웃사촌 똘똘 뭉친 ‘마을기업’ 지역경제 살리고 情도 키우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호남지역에서 마을기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을기업은 주민, 시장 상인 등 지역공동체가 함께 모여 특산품, 친환경 농산물, 식음료 등을 생산·판매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회사다.

전남도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42곳의 마을기업을 선정했다. 광주시와 전북도도 같은 시기에 각각 18곳과 30곳의 마을기업을 선정했다. 호남지역 마을기업 90곳은 평균 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기존 영농조합법인, 작목반 등이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 공동생산시설이나 판매망을 지원받아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은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 도시락·비누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전남 여수시 화양면 소장마을 주민들은 올해 홍합을 생산하고 가공·판매하는 마을기업을 만들었다. 소장마을 주민들은 화양면 앞바다 5ha에서 홍합을 양식하고 있다. 주민 서창근 씨는 “마을기업 지원금 5000만 원으로 홍합 가공을 위한 조립식 건물을 지었다”며 “모두 함께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웃사랑도 절로 생기는 등 부수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시 ‘착한동네 초록비누’는 마을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마을기업은 2년간 약 8000만 원을 지원받았지만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면 5년간 수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착한동네 초록비누는 주민들이 생산한 비누를 지역 공장에 납품해 성공한 사례다.

전북 완주군 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건강한 밥상’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밥상차림의 기본 품목과 채소, 밑반찬 등을 회원 가정에 공급해주는 마을기업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성공을 거둬 사회적기업 전환을 꿈꾸고 있다.

마을기업은 이주여성과 재래시장 상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여수지역 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식당 ‘리틀 아시아’도 마을기업이지만 사회적기업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호남지역 대표적 재래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도 마을기업을 통해 침체된 상권 활성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마을기업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 전남지역 일부 마을은 마을기업을 설립하려다 사업주체를 놓고 마찰을 겪다 포기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마을기업은 일자리와 소득창출 외에도 훼손돼 가는 공동체를 복원하고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가 중요한 시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