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첫날밤 리드한 신부에게 “당신, 업소女?”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법원, 남편에 혼인파탄 책임 “위자료 2000만원 지급하라”

“난 경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줄 몰라.”

일본으로 떠난 신혼여행 첫날밤, 새신랑 A 씨(35)는 수줍게 고백했다. 결국 신부 B 씨(32) 주도로 두 사람은 잠자리를 가졌다. 첫날밤을 보낸 후 A 씨는 돌변했다. 자신보다 적극적인 아내에게 “업소 여자 같다”며 비아냥댔다. 그 후 A 씨는 자신과 달리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았다고 고백한 아내를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로 매도했다. A 씨는 회사 부부동반 회식자리에서 아내가 회사 동료의 음담패설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맞받아친 것을 두고도 “회사 동료들 앞에서 망신을 줬다”며 화를 냈다.

A 씨는 부부 사이의 갈등에 자신의 어머니까지 끌어들였다. 외박을 해도 되는지 묻는 아내에게 허락을 해놓고는 이내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절대 안 된다고 하더라”며 말을 바꿨다.

결국 두 사람은 2010년 1월 결혼한 지 보름 만에 별거에 들어갔다. 얼마 뒤 B 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단독 서형주 판사는 “혼전순결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틀어박혀 아내를 매도하고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한 남편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며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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