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새마을스쿨 학생들이 교내 자료전시장에서 새마을운동에 관한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오늘의 한국을 만든 바탕에 새마을운동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나니 수업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6년 전 결혼으로 대구에 정착한 베트남 출신 도티콘 씨(28·여)는 “그동안 한국말을 배우며 생활에 적응하는 데 노력했지만 이제는 베트남도 새마을운동을 통해 잘살았으면 하는 고민도 한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고향에도 새마을운동이 보급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숙천동 옛 숙천초등학교 입구에는 ‘글로벌새마을스쿨’ 간판이 붙어 있다. 2층 규모의 학교 유리창은 새마을운동 상징물로 디자인돼 있고 건물 안에 들어서면 고 박정희 대통령이 쓴 새마을운동 관련 글씨, 지구촌 곳곳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는 사진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강의실과 강당, 실습실, 도서관, 어린이 놀이교실 등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갖춰져 있다. 오이 배추 고추 등을 직접 키우면서 새마을 정신을 느끼게 한 자연학습장도 교정 한쪽에 마련했다. 새마을운동이 싹튼 농촌과 역사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사인 이미숙 영남대 새마을연구센터 연구원(행정학 박사)은 “학교 전체가 새마을운동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와 대구 동구가 운영하는 이 학교에 대구에 사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과 미국 인도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 외국인 유학생, 시민 등 56명이 지난달 말 처음으로 입학했다. 이들은 12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 6시간가량 수업을 하면서 새마을운동의 세계에 빠진다. 이주여성과 유학생, 시민이 머리를 맞대 새마을운동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필리핀 출신인 플라자 마리아 그리스틴 씨(40·여)는 “한국에 사는 동안 자주 들었던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돼 무척 기대된다”며 “새마을정신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할 만한 내용도 많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학교 측은 이들이 정상적으로 연수를 마치면 지역 실정에 맞는 새마을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해외홍보대사로도 활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외출 글로벌새마을스쿨 원장(영남대 부총장)은 “이 학교는 새마을운동을 다문화사회 정착과 연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알차게 운영해 도심형 새마을 교육 모델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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