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력대란]일본과 대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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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원전사고때 계획정전, 한여름 절전운동… 대란 막아

일본은 올여름에 최악의 정전대란을 맞을 수 있다며 잔뜩 긴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단 하루도 정전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와 전력회사의 철저한 예방대책과 시민과 기업들의 뼈를 깎는 절전 노력 덕분이다.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정기점검 등으로 전국의 원자력발전소 54기 가운데 42기가 멈췄고 일부 화력발전소도 피해를 입었다. 3, 4월에는 전력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계획 정전’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수도권을 다섯 지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하루 일정한 시간대에 정전을 예고한 뒤 공급을 끊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시민과 기업이 절전에 잘 협조해 계획 정전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일찍 종료됐다.

진짜 고비는 전력 수요가 몰리는 한여름이었다. 6월 29일 도쿄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자 도쿄전력 관내의 전력수요는 최고 4570만 kW로 최대 공급능력(4900만 kW)의 93%에 이르는 등 가슴 졸이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정부는 수도권과 동북지방에 7월 1일부터 전력사용 제한 명령을 발동했다. 오일쇼크 이후 37년 만의 조치였다. 공장 등 전기 수요가 많은 시설은 의무적으로 15% 절전을 실시했고 상당수 기업체는 평일에 쉬고 주말에 근무하거나 출퇴근 시간 조정으로 전력사용 시간대를 분산시켰다.

정부와 전력회사는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수시로 시간대별 전력사용 현황을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피크타임인 오후 2∼4시의 전력 사용을 줄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 결과 한때 전력 공급능력 대비 90%를 넘나들던 전력사용량은 한여름에도 80%를 넘기지 않았다. 이 같은 절전운동으로 일본은 한여름을 정전사태 없이 넘겼고 이달 9일 전력사용제한령이 해제됐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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