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훔친 스마트폰 아들 줬다가 위치추적에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7일 03시 00분


취객가방 슬쩍한 50대 입건
아들도 장물보관 혐의

14일 오전 3시경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김모 씨(58)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도로가에서 만취해 쓰러져 있던 대학생 박모 씨(25)를 발견했다. 박 씨 옆에 놓인 가방 속에는 최신형 스마트폰도 들어 있었다. 김 씨는 가방과 스마트폰을 슬쩍 훔친 뒤 인근에 살던 아들(29·회사원)에게 “길에서 주웠는데 네가 가져라”며 건넸다. 아들 김 씨도 휴대전화가 낡아 아버지가 준 스마트폰을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자신 명의로 옮길 수 없는 최신 기종이어서 사용하지 못하고 전원을 켜둔 채 방에 뒀다.

술이 깬 박 씨는 가방과 스마트폰이 없어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 분실과 도난에 대비해 깔아둔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을 찾아낼 것으로 믿었다. 자기 스마트폰이 있는 지역에서 반경 18m 이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 경찰은 박 씨 스마트폰 위치를 추적한 결과 전포동 주택가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찰은 “애플리케이션이 알려준 위치 근처에서 박 씨 휴대전화 번호로 계속 전화했더니 결국 아들 김 씨 집에서 벨소리가 울려 스마트폰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경찰서는 16일 김 씨 부자를 각각 절도와 장물보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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