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휘발유’가 국내산보다 환경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정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 가격 안정을 위해 검토됐던 ‘일본산 휘발유 수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부는 “일본산과 국내산 휘발유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본산은 국내산보다 발암물질이 많았고 오존농도를 높이는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도 더 많이 배출됐다”고 18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일본 최대 정유업체 JX닛폰오일앤드에너지의 휘발유 200L를 국내로 반입해 성분을 조사했다. 정부가 일본산 휘발유의 환경성을 공식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산에서는 △방향족화합물(벤젠고리를 가진 유기화합물) △90%유출온도(휘발유 증류량에 따른 온도) △증기압이 국내 대기환경보전법 기준을 초과해 나타났다. 방향족 화합물은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휘발유 내 증기압과 90%유출온도가 높으면 대기 중 오존농도가 짙어져 사람의 호흡기가 손상되고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한다. 반면 납 올레핀 황 등은 국내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통상 자동차 연료 환경기준은 대기오염도, 자동차 운행 실태 등을 감안해 각국의 실정에 맞게 설정돼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기준이 한국 기준에 비해 덜 엄격한 셈이다.
배기가스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탄화수소가 국내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 동일한 승용차(준중형 기준)에 일본산 휘발유와 국내산을 각각 넣고 달렸을 때 일본산 휘발유 주입 차량에서 나온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탄화수소가 국내산보다 10∼50% 많았다. 다만 일본산 휘발유에서 나온 배기가스도 국내 환경기준(km당 일산화탄소 1.31g, 질소산화물0.044g, 탄화수소 0.034g)을 초과하지는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일본산 휘발유 환경성 조사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 만큼 수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휘발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지난달 일본에서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일본의 휘발유 공급가격(세전 기준)은 L당 1197원으로 국내 휘발유 공급가격(1013원)보다 180원가량 비싸지만 일본 정유회사가 덤핑으로 휘발유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 싼 가격에 들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본산을 대안주유소로 유통하면 가격경쟁으로 휘발유값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에다 국내 인구, 교통 상황 등을 적용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최종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조만간 수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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