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꼬막 주산지인 여자만이 불가사리의 공습으로 쑥대밭이 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여자만 새꼬막 양식 어민들이 불가사리와 연작(連作) 피해가 적은 타 지역 해역을 찾아 고향 바다를 등지고 있다. ○ 직격탄 맞은 여자만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여수지소는 2009년부터 여자만 새꼬막 양식장에서 불가사리 피해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전남 여수·순천시와 고흥군을 둘러싼 여자만 7500ha에서는 연간 새꼬막 2만 t이 생산된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70%에 달한다. 새꼬막 생산량이 워낙 많다 보니 불가사리 피해가 상대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것.
불가사리는 저수온과 고염분 바다에서 주로 서식한다. 봄, 가을철 여자만 새꼬막 양식장에 피해를 주다 여름철이 되면 수온이 낮은 여자만 바깥 바다로 이동한다. 특히 올봄 저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꼬막양식협회는 지난해와 올해 불가사리가 여자만 새꼬막 종패의 50∼60%를 먹어치워 역대 최대 피해를 보았다고 하소연했다. 최광오 꼬막양식협회장은 “한 해 평균 여자만 새꼬막 위판액이 500억∼600억 원에 달하지만 올해는 200억 원 정도에 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여자만 새꼬막 양식어민 1000여 명 가운데 600여 명이 불가사리 피해가 적은 경남 남해나 득량만, 전남 해남·강진 바다로 양식장을 옮겼다”고 말했다.
올해 여수지역 새꼬막 양식어민들은 사업비 1억6000만 원을 지원받아 불가사리 230t를 퇴치할 예정이다. 불가사리 퇴치(구제) 사업비는 국·도비 지원 없이 여수시가 자체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불가사리 피해가 커지면서 상당수 어민들이 고향을 등져 오히려 올해 퇴치 사업비는 급감했다. 전남지역 불가사리 퇴치사업비는 2008년 7억1500만 원(수거량 1430t), 2009년 6억550만 원(1310t), 2010년 6억2200만 원(1245t)이었으나 올해는 3억2500만 원(650t)에 불과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년에는 150t급 불가사리 퇴치·가공선박을 전국 최초로 건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꼬막 양식 어민들과 국립수산과학원은 여자만에서 불가사리 퇴치어구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불가사리 퇴치어구 2종류를 보급했으나 어민들은 새우·조개잡이 어망을 개조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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