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훔친 물건 인터넷에 팔려다 주인에 딱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4일 03시 00분


“하필….”

‘문신 마니아’ 신모 씨(25)는 최근 직접 문신 가게를 낼 생각을 했다. 가게를 차릴 만한 돈이 없었던 신 씨는 문신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문신 가게에서 문신기구를 훔쳐 영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신 씨는 10일 새벽 가게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800만 원 상당의 문신기계를 훔쳐 나왔다.

현실은 계획과 달랐다. 가게를 열 돈과 기술이 없으니 기구는 애물단지가 됐다. 신 씨는 훔친 기구를 팔기로 하고 다른 문신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렸다. 같은 시간 가게 주인 김모 씨(30)와 경찰은 여러 문신 사이트 게시글을 일일이 읽고 있었다. 도둑이 문신기구를 팔 곳이 문신 사이트밖에 없다고 직감한 것. 때마침 도난당한 물건이 찍힌 사진이 올라오자 김 씨는 구매요청을 보냈고 1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국철 신촌역 앞에서 만나 물건을 받기로 했다.

결국 신 씨는 경찰과 함께 나타난 김 씨에게 붙잡혔고 문신기구는 김 씨에게 되돌아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3일 신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조사 결과 신 씨는 최근 취객의 지갑과 가방을 훔치거나 상가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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