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 산하기관 ‘회전문 인사’ 논란 일자… “정부기관 인사도 무늬만 공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염홍철 대전시장(사진)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지는 형식적인 인사 공모제를 사실상 옹호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염 시장은 27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나 장관, 지자체장 등이 임명권자인 단체에서 있는 공개모집(공모)은 완벽한 공모라기보다 (해당 기관에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되더라”며 “무늬만 공모라는 것은 아픈 이야기이지만 중앙, 지방정부 모두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산하기관 인사를 정말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전국적으로 폭넓게 선발했느냐고 질문한다면 미흡했다고 생각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대전시장이 (공모제에 대해) 자신 있게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염 시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대전시가 한 대전문화재단, 대전복지재단 인사에 대해 ‘회전문 인사’ ‘검증되지 않은 인사’ ‘지연(地緣) 인사’ ‘최고경영자(CEO) 격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 등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해명을 하던 중 나왔다. 그는 “인사의 문제점을 그같이 지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잘못된 인사로 (나중에) 성과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염 시장은 이날 시의회에서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을 요구할 경우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혀 앞으로 시 산하기관 인사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염 시장의 이날 발언은 수십 년간 진행돼온 공모제의 단점을 강조해 설명하려 했던 것”이라며 “특히 인사청문회 도입을 시사한 것은 진일보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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