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인삼 보디가드 최보경 씨(왼쪽)가 동료 유종상 씨와 함께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생명과학관의 천년인삼 부스에서 경호를 펼치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엑스포조직위 제공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만 같았어요. 아직도 긴장을 늦출 순 없지만요.”
빼어난 미모에 태권도(4단)를 포함한 운동 경력 10년의 최보경 씨(21·여)는 ‘천년인삼 보디가드’다.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전시를 위해 지난달 31일 부산 동아대박물관에서 이송돼온 천년인삼을 동료 유종상 씨(21)와 함께 철통 경호하고 있다.
천년인삼은 지난해 2월 부산 원광사에서 불상(보살상) 복장(腹藏) 유물(불상을 만들 때 불상 안에 넣는 불경 등 문화재)로 발견된 뒤 동아대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천성산(평안남도) 관음사 목조보살좌상 복장유물 인삼’이 공식 명칭이며 탄소연대 측정 결과 1060년(±80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온도 18∼21도, 습도 50∼55%를 유지하도록 항온항습 시스템을 갖춘 강화유리 쇼케이스 안에 전시돼 있는 천년인삼은 인삼엑스포 관람객 유치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오후 7시. 주제 전시관인 ‘생명에너지관’의 초입에 있는 천년인삼 부스에 환히 불이 켜지면 ‘초계병’들의 눈에도 불이 들어온다. 다소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다음날 오전 8시 철수할 때면 몸이 뻣뻣해져왔지만 밤새 안전하게 지켜냈다는 안도감에 젖을 수 있었다.
최 씨는 “인삼엑스포 폐막(내달 3일)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다”며 “하지만 천년인삼과의 긴 데이트를 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힘든 것보다는 감사 기도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