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PC방. 무직인 우모 씨(21)는 주인 노모 씨(37)를 상대로 아르바이트생으로 뽑아주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간청했다. 주말은 물론이고 다가올 추석 연휴에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심하던 노 씨는 수더분한 인상의 우 씨를 믿고 채용했다.
하지만 우 씨가 근무한 지 보름 정도가 지난 이달 13일 오전 추석 명절을 지내고 돌아온 노 씨는 가게 문을 열자마자 놀라 주저앉아버렸다. 가게에 PC가 하나도 없었던 것. 팔던 음료수 라면 과자까지 모조리 사라진 PC방에는 의자만 나뒹굴고 있었다. 물론 우 씨도 함께 사라졌다.
경찰에 따르면 우 씨는 노 씨가 고향에 간 추석연휴 기간 PC 63대와 음료수 등 30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불과 300만 원에 장물업자들에게 팔아넘겼다. 우 씨는 사전에 ‘PC방 통째로 털기’ 계획을 짠 뒤 위장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우 씨는 범행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PC방 내 폐쇄회로(CC)TV를 가장 먼저 떼어낸 뒤 PC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절도 혐의로 우 씨를 구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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