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 씨(69) 모녀에 대한 구명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도 ‘통영의 딸’ 구출 작업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달 초 국제사회와 비정부기구(NGO)에 신 씨 모녀 송환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데 이어 다음 달엔 공개세미나를 열어 국내외 관심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 8층 회의실에서 신 씨 모녀 구출 문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의 구명 작업이 경남 통영 지역사회와 교회 등 민간 위주로 이뤄져 왔다면 이제 정부 차원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인권위 김태훈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은 본보 첫 보도(8월 3일자 2면 참조) 이후 직접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사진)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례를 접수했다. 김 위원장은 “오 박사가 처음 전화를 받고는 ‘국가기관에서 나서줄 줄은 몰랐다’며 고마워하다가도 ‘아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불안해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오 박사가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내용을 증언해준 덕에 인권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일종의 폭로 방식인 ‘네이밍&셰이밍(naming&shaming)’ 전략으로 신 씨 모녀 구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들의 사연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려 북한 주민 인권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북한 정권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비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권위는 세미나에 앞서 국제앰네스티 등 글로벌 NGO와 해외 국가들에도 지지를 당부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대해 영국 보수당의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은 “영국 의회에서도 신 씨 모녀 송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다”며 “영국 정부가 앞으로 북한과 교섭할 때 신 씨 모녀 문제를 제기하도록 권고할 생각”이라는 내용의 지지 성명을 21일 인권위에 보내왔다.
세미나에는 북한 수용소에서 도망친 탈북자들이 참석해 자신들이 기억하는 신 씨 모녀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이들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모두 가린 채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선영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신 씨의 마산대 후배 및 지역 주민들도 참석해 국내외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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