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만원 월급’ 성화대, 교비 40억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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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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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당시 성화대가 보유했던 ‘교비회계’ 40억 원 가운데 19억9000여만 원이 예치된 통장 사본. 나머지 금액은 10억 원씩 2개의 통장에 예치돼 있었다.
6월 당시 성화대가 보유했던 ‘교비회계’ 40억 원 가운데 19억9000여만 원이 예치된 통장 사본. 나머지 금액은 10억 원씩 2개의 통장에 예치돼 있었다.
교수들의 6월 급여를 13만 원만 지급해 물의를 일으켰던 전남 강진군의 성화대가 당시 현금 40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 문제로 이를 쓰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돈은 교직원의 인건비 등으로만 사용하도록 용처가 제한된 ‘교비회계’였다. 정상적으로 교수 월급을 줄 수 있는 돈이 있었는데도 월급이 나가지 않았던 것.

성화대 측은 “이 돈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 없이 쓸 수 없는 돈”이라며 “교과부 쪽의 실수와 업무 태만으로 급여 미지급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화대가 예금통장 3개에 보관해둔 교비회계 40억 원은 교과부 지시로 확보된 돈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성화대를 감사한 뒤 이 대학이 땅과 건물을 구입한 과정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를 되팔아 해당 금액(40억 원)을 교비회계에 넣도록 지시했다. 성화대는 이를 이행한 뒤 지난해 11월 교과부에 ‘감사 지시 이행완료’ 공문을 보냈다.

일반적인 절차라면 교과부는 공문을 검토해 승인 통보를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성화대를 담당했던 교과부의 A 주무관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고, 이 과정에서 공문이 사라졌다. 승인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성화대는 올해 5월 17일 다시 감사 지시 이행완료 공문을 보냈고, 한 달쯤 지난 6월 14일에도 교과부의 요청으로 같은 공문을 또 보냈다. 하지만 교수 월급으로 13만 원이 지급된 6월 17일까지 교과부의 최종 승인은 없었다.

성화대 관계자는 “A 주무관이 타 부서로 발령 나기 전 ‘40억 원은 감사 지시 사항을 이행한 결과로 마련된 돈이기 때문에 교과부의 최종 승인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고 해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교수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자 교과부의 특별감사가 진행됐고 여론의 질타를 받다 보니 몇몇 잘못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보냈다는 공문은 받은 적이 없고, 교비회계는 교과부 승인이 없어도 쓸 수 있다”면서 “감사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교과부가 승인하는 절차도 없다”고 밝혔다. 또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학사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진 점, 가족을 교직원으로 앉힌 뒤 특별 승진을 시킨 점 등 다른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김기용 채널A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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