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년 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에서 강력한 수중 폭발이 일어났다. 마그마는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화산재가 쌓이면서 응회환이 만들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화산재가 쌓인 층이 사라졌지만 수월봉은 아직도 그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수월봉은 해발 77m의 작은 언덕 형태의 오름이지만 해안절벽을 따라 화산 퇴적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세계적인 화산 백과사전에 실릴 정도로 화산 연구의 ‘교과서’로 불린다.
수월봉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제주지역 대표 명소 가운데 하나. 화산 폭발로 생긴 물질들이 가스 및 수증기와 뒤섞여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빠르게 지표면을 흘러가는 현상인 화쇄난류(火碎亂流)의 변화 과정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 수월봉 일대에서 세계지질공원 인증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제주도는 다음 달 1일 수월봉 정상에서 인증 기념식과 함께 음악회를 연다. 3일 동안 이어지는 음악회에는 사물놀이 마로, 제주타악기 앙상블, 소리어울림 등이 출연한다.
15일까지 수월봉에서 자구내 포구, 당산봉, 선사유적지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개방된다. 이 기간에 수월봉 응회환의 일부로 추정되는 무인도인 차귀도 탐방이 가능하다. 수월봉 정상 부근 고산기상대에서는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자연경관 사진전시회가 펼쳐진다. 제주도는 1∼3일 제주시 제주종합경기장과 서귀포시 이마트 맞은편 정류장에서 고산리 포구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일 제주도 전체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하고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서귀포 패류화석층, 천지연 폭포, 대포동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 해안, 수월봉 등 9곳을 대표 명소로 지정했다. 세계지질공원은 25개국 77곳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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