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家 3代 예술혼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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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장녀-장남-장손의 작품 40여점 7일부터 서울서 전시

‘국민 화가’ 故 박수근 (1914∼1965)
‘국민 화가’ 故 박수근 (1914∼1965)
《 ‘국민 화가’로 손꼽히는 박수근 화백과 그의 자녀, 손자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시회가 열리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구로구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시티 백화점 내 갤러리디큐브에서 ‘박수근가(家) 3대가 부르는 회상의 노래’ 초대전을 개최한다. 디큐브시티 주최로 열리는 이번 초대전에서는 박 화백의 장녀 인숙 씨(68), 장남 성남 씨(64), 장손 진흥 씨(39)의 작품 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박 화백의 작품은 보안상 이유로 ‘귀로’ 등 모작 5, 6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 화백 일가 3대의 작품전은 2005년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이후 6년 만이다. 》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박 화백은 생전에 가난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예술의 혼을 놓지 않았다. 장녀 인숙 씨는 그런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감히 아버지의 화풍을 계승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묵묵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국전(대한민국 미술전람회) 15, 16, 18회 입상을 하면서 화단에 들어선 그녀는 “아직도 아버지의 작품세계에 누를 끼칠까봐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인숙 씨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항상 그림을 그리다 얼룩진 옷을 입고 식사를 하거나 모처럼 그림이 팔린 날 봉지쌀을 가슴에 품고 낡은 대문으로 밝게 웃으며 들어서곤 했다”며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장남 성남 씨는 박 화백의 작가정신과 성실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1986년 호주로 이민 간 성남 씨는 “여러 차례 전시 제의를 받았지만 대규모 전시보다는 아버지가 사랑했던 서민 곁에서 후손들이 이어가는 예술 정신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시 수익금 중 일부로 보육원 출신 불우이웃을 위한 장학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화백의 손자 진흥 씨 또한 낮은 자세로 화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인도 뉴델리 미술대에 수석으로 입학해 서양미술을 전공하고 수석 졸업과 함께 인도 문화장관상을 받기까지 했다. 진흥 씨는 호주 웨스턴시드니대 석사를 마친 뒤 지금은 호주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 맞춰 한국을 찾지는 못하게 됐지만 할아버지에 대해 “화풍은 닮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지만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화폭에 담으려 했던 할아버지의 정신은 꼭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회는 7일 오후 4시 갤러리디큐브에서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16일 오후 5시까지 열린다. 02-2211-0973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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