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1인당 아동복지예산이 노인복지예산의 31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올해보다 5조6000억 원(6.4%) 늘어난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 92조 원을 확정해 30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 예산안 사업별 세부내용’을 보면 아동복지 분야에는 2050억여 원, 장애인복지 분야에는 1조130억여 원, 노인복지 분야에는 4조357억여 원이 책정됐다. 이를 1인당 예산으로 환산할 때 아동복지예산은 2만3889원으로 노인(75만3336원), 장애인(41만8791원)보다 크게 낮다.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복지예산 규모가 큰 것은 저소득층에 대해 기본적인 소득보장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매달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 예산은 2조9665억 원으로 전체 노인예산의 70%가 넘는다.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은 2945억 원, 장애수당은 1074억 원으로 역시 장애인 예산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저소득층 아동에 대해서는 이런 소득보장제도가 거의 없다. 가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대부분이 아동수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제도가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한국의 아동복지 예산은 OECD 가입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김미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건복지 이슈&포커스’ 최근호에 게재한 ‘OECD 국가 아동복지수준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아동복지 지출 비중(2007년 기준)이 0.458%였다. 미국(0.657%) 일본(0.792%) 캐나다(0.956%) 등이 GDP 대비 아동복지 지출 비중이 1%를 밑돌았다. 반면 스웨덴(3.354%) 덴마크(3.288%) 영국(3.243%) 등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호주(2.449%) 독일(1.831%) 이탈리아(1.398%)가 뒤를 이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복지 예산이 많을수록 아동의 빈곤율이 낮았다.
김 연구위원은 “아동수당은 아동이 많은 가족이 빈곤해지는 것을 막고 미래의 건강한 노동력을 길러내는 데 기여한다”며 “재정부담으로 당장 도입이 어렵다면 현재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차상위계층 0∼2세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 대상을 점차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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