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에서 북한에 억류된 ‘통영의 딸’ 신숙자 씨 모녀를 구하자는 운동이 전개됐다. 의성군은 신 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69·사진)의 고향이다. 오 박사는 1942년 3월 의성군 안평면 산안리에서 태어났다.
의성군 재향군인회는 1일 오전 의성읍 중리리 의성문화회관에서 ‘의성 출신 오길남 박사 가족 구명운동’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자유총연맹 의성군지부와 6·25 참전유공자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등 18개 읍면동 각종 단체 회원과 주민 등 모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오 박사 가족 구명운동을 위한 계명대 전경태 교수(국제통상학과)의 안보 강연으로 시작됐다. 신 씨(69)와 딸 혜원(35) 규원 씨(33)가 북한에서 살고 있는 모습, 아버지를 찾는 딸들의 목소리를 담은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어 참석자들은 ‘의성의 며느리(신숙자 모녀)’ 송환 촉구 성명서를 채택했다. 의성군민 명의의 성명서에는 북한 인권 개선과 오 박사 가족의 생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행사장 입장에 앞서 참석자 전원은 정성껏 탄원서와 서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탄원서는 신숙자 씨 고향(경남 통영) 주민의 탄원서와 함께 유엔 등 국제기구에 보낼 예정이다. 오 박사의 자서전을 읽고 가슴이 아팠다는 유영철 씨(51·의성읍 후죽리)는 “작은 힘이나마 오 박사 가족의 생환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서명에 동참했다”며 “부디 이 땅에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지역 초중고교 학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안보의식 강화와 북한 인권 실상을 보여주는 사진전도 열렸다. 이 사진전은 12일까지 이어진다.
의성군 재향군인회는 이번 구명운동을 시작으로 납북자 인권 보장과 무사 송환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계속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군민 5만8000여 명이 모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성덕 재향군인회장(73)은 “납북자 인권문제가 그동안 무관심 속에 묻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신숙자 모녀 구명운동이 의성군과 대구 경북 등 전국으로 계속해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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