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2012 수시논술]주요대학 논술 출제위원·입학처장에게 듣는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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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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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논술고사는 내신이나 비교과활동처럼 부족한 ‘스펙’을 만회하고 대학합격에 한 발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 특히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최고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시를 준비해온 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거 수시모집에 지원함에 따라 논술고사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신나는 공부는 2회에 걸쳐 서울시내 주요 7개 대학의 논술고사를 집중분석한다. 대학별 논술고사 출제위원 및 입학처장이 직접 밝히는 2012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의 변화 및 대비 전략을 살펴보자.》

▼“경희대 논술 3개 계열로 구분… 자연계 문제난도 세분화”▼
경희대 강제상 입학관리처장


강제상 경희대 입학관리처장(정경대학교수·사진)은 “경희대 논술고사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올해부터는 인문·예체능계열과 사회계열로 나눠 실시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논술고사는 △인문·예체능계열 △사회계열 △자연계열 등 3개 계열로 구분돼 치러진다. 계열별로 모두 2, 3문항이 출제되며 시험시간은 지난해 150분에서 올해 120분으로 줄었다. 답안 분량 역시 지난해 2200자 내외에서 올해 1500∼1800자 내외로 줄었다. 단, 자연계열은 분량에 제한이 없다.

인문·예체능계열과 사회계열 모두 영어 제시문이 1개 등장한다. 제시문 난도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전망.

인문·예체능계열 논술에선 수리논술 문항이 빠지고 언어논술 문항만 출제된다. 문제유형과 난도엔 큰 변화가 없을 예정. ‘제시문 내용을 요약하고 논지를 비교하라’와 같은 ‘요약·비교형’, ‘제시문 A 내용에 근거해 제시문 B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라’와 같은 ‘제시문 분석·설명형’ 문제가 출제된다.

사회계열에선 언어논술 2문항과 수리논술 1문항이 출제된다. 복잡한 수학지식을 요구하는 수리논술 문항은 출제하지 않을 계획. 2012학년도 사회계열 모의논술고사에선 소요 자본과 교육효과가 서로 다른 복지 프로그램 두 개에 대한 표를 제시한 뒤 ‘가용 자본 내에서 교육효과가 최대가 되도록 두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교육효과 값은 얼마인가’를 묻는 문항이 등장했다.

강 입학관리처장은 “사회계열 수리논술에선 이차방정식과 같은 중학 교과과정 수준의 간단한 수학문제가 나올 것”이라며 “수학공식을 활용하는 능력보다는 도표나 그래프 등 주어진 자료를 해석해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수리 1문항과 과학 문항들로 출제된다. 수리문항은 수리 단독형으로 출제되지만 과학은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 지식이 종합적으로 필요한 통합형 문항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2012학년도 자연계열 모의논술고사에서는 화학교과의 ‘화학반응’, 생물의 ‘유전’, 물리의 ‘전기장과 자기장’과 관련한 제시문 6개를 준 뒤 해당 개념을 두 가지 이상 활용해야만 해결가능한 문제가 나왔다.

강 입학관리처장은 “자연계열은 학과마다 지원자 간 실력편차가 크기 때문에 논술고사 문제난도를 세분화해 어려운 문제부터 쉬운 문제까지 다양하게 출제할 계획”이라며 “인문계열 논술과 달리 정답 여부에 따라 점수편차가 크게 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풀이과정은 물론 정답을 구하는 데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인문·사회 통합… 까다로운 제시문 철저 대비”▼
서강대 이정훈 논술출제위원

“서강대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능동적인 자세로 익히는 학생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런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올해 논술고사에선 인문과 사회계열 문제를 통합하고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을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이정훈 서강대 논술출제위원(국어국문학 교수·사진)은 올해 논술고사의 가장 큰 변화로 “인문, 사회계열 문항이 하나도 통합된다는 점”을 꼽았다. 서강대는 지난해까지 학부별로 나눠 서로 다른 문제를 냈던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는 인문·사회·자연과학·경제·경영 등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을 분석하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활용해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통합형 문항’이 출제될 예정이다.

인문계열 논술고사 답안 분량에도 변화가 있다. 500자 내외의 글쓰기를 요구했던 기존 유형에서 1000자 내외의 중·장문 글쓰기로 분량이 늘었다. 수험생이 제시문을 정확히 분석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했는지를 좀 더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서다. 서강대의 경우 요구하는 분량을 맞추지 못할 경우 감점이 크기 때문에 답안 작성 시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서강대 인문계열 논술고사 제시문은 다른 대학에 비해 난도가 높은 편이다. 2012학년도 모의논술에서도 분석이 까다로운 제시문 5개가 출제돼 핵심내용을 먼저 파악한 뒤 요약해내는 게 문제해결의 우선과제였다. 실제 논술고사에선 도표나 통계 자료도 제시문으로 등장할 예정.

이 논술출제위원은 “고교 교과서 수준의 글 중에서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과 연계된 개념이나 내용을 다루는 글을 제시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제시문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 논술출제위원은 “논술고사 대비에 가장 적합한 도구는 교과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이를 요약해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평소 시간을 정해두고 교과서 지문 내용을 짧은 글로 요약하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강대 자연계열 논술고사에선 지난해까지 출제됐던 언어논술 문항이 제외되고 △수리 계산형 △자료분석형 △수리·과학 통합형 문항이 나올 예정이다.

자연계열 학생들은 특히 수리·과학 통합형 문항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수리·과학 통합형 문항은 실생활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연과학 현상을 제시문으로 준 뒤 제시문 속에 드러난 과학원리를 적용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유형이다. 기출문제를 살펴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수학·과학 개념을 제시문 속에서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성균관대, 요약-평가형 문항 정복이 핵심”▼
성균관대 김윤배 논술출제위원장

“성균관대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제시문에 포함된 정보를 파악하고 해당 정보를 문제해결에 어떻게 적용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김윤배 성균관대 논술출제위원장(입학처장·물리학과 교수·사진)은 “문제가 매우 친절한 게 성균관대 논술의 특징”이라며 “한마디로 쉽고 평이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대학 논술고사는 고교 교과과정과 수능 탐구영역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성균관대 인문계열 논술 문제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요약형 △평가형 △설명형(자료해석형) △대안제시형이 그것.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요약형과 평가형이다. 학생들이 논술의 대(大)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문제유형이기 때문.

요약형 문항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제시문 3, 4개를 그 관점에 따라 분류한 뒤 해당관점을 요약·설명하는 유형. ‘다음 제시문들은 사회·경제현상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담고 있다. 이를 상반된 두 관점으로 분류하고 각 주장을 요약하시오’ 같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평가형 문항은 두 가지 관점 중 하나를 선택한 뒤 그 관점에서 이와 상반된 주장을 비판하는 유형이다. ‘두 제시문 중 하나를 선택해 그 관점에서 다른 주장을 비판하시오’와 같은 문제가 이에 해당한다.

김 출제위원장은 “요약형, 평가형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내용요약’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럴듯한 사회학적 용어를 자주 사용하거나 제시문의 핵심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면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며 “공리주의를 ‘사회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입장 혹은 사상’이라고 쉽게 풀어쓰는 방식처럼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간결하게 서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자연계열 논술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네 과목에서 출제된다. 수학은 수학Ⅱ까지 범위에 포함되는 반면, 과학은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만 해당된다.

김 출제위원장은 “자연계열 논술은 인문계열과 달리 고교과정수준의 수학·과학 지식을 사전에 갖추고 있는 게 유리하다”며 “단, 올해는 지난해 성균관대 자연계열 논술 2번 문항과 같은 ‘통합교과형 문항’은 출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문제유형과 난도엔 큰 변화가 없다. 틈틈이 지난해 논술고사와 올해 모의논술고사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도움이 된다. 특히 인문계열 수험생은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 좋다. 성균관대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선 최근 사회이슈를 다룬 제시문 한 개가 반드시 등장하기 때문. 반면 자연계열은 사회이슈를 다룬 제시문이나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중앙대 논술고사 핵심은 제시문 분석 능력”▼
중앙대 이산호 논술출제위원장

“중앙대 논술고사의 핵심은 ‘제시문’입니다. 대부분 수험생이 ‘논술고사는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오해입니다. 제시문 내용을 토대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문항이 요구하는 답안을 작성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산호 중앙대 논술출제위원장(프랑스어문학 교수·사진)은 “논술고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시문을 분석하는 능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논술이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기술하는 게 아니라, 제시문에 드러난 핵심주장을 파악하고 이를 요약해 서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란 것.

중앙대 인문계열 논술고사에 주어지는 제시문 수는 5, 6개로 다른 대학에 비해 많은 편. 동서양 고전,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등 제시문 유형도 다양하다. 이 중 문학작품과 고교 교과서 내 지문은 제시문으로 반드시 나온다.

이 출제위원장은 “지문들에 공통적으로 드러난 대주제를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대주제와 직관된 핵심단어는 인문학 관련 제시문보다는 사회과학 관련 제시문 안에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중앙대 인문계열 논술고사 문제유형은 지난해 혹은 2012학년도 모의논술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항당 배점엔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 2012학년도 모의논술에서는 추론형 2문항과 자료 해석형 1문항이 출제됐다. 이 중 자료 해석형 문항 배점이 지난해 30점에서 올해 20점으로 줄어든다. 수리논술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학생들의 실력을 더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 출제위원장은 “지난해까지 자료 해석형 문항의 경우 풀이과정도 적지 않고 답안을 제출하는 수험생이 적잖아 점수편차가 유독 크게 나타났다”면서 “자료 해석형 문항에선 정답이 아닌 풀이과정과 문제해결 접근방식을 평가한다. 정답을 모르더라도 아는 범위 내에서 답안을 작성하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연계열 논술고사에선 수학·과학 관련 내용이 모두 담긴 하나의 제시문을 분석한 뒤, 제시문에 나온 정보를 활용해 각각의 문항을 해결해야 한다. 2012학년도 모의논술에선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모든 교과내용이 고르게 담긴 제시문이 등장했다. 특히 수리 문항에선 과학적 현상을 수학적 이론과 원리를 통해 설명하기를 요구한다.

자연계열 논술에선 풀이과정을 수식으로 제시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평가한다. 문제해결방식을 찾아도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평소 수리영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풀이과정을 수식으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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