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근해와 전남 신안군 흑산도 홍도 해역에 대규모 조기어장이 8월 하순부터 형성돼 어민들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제주에서는 조기 풍어로 얼음과 냉동창고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포수협은 8월 20일부터 9월 29일까지 목포수협 조기 위판액은 142억 원(3878t)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억 원(649t)보다 6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목포선적 한 40t급 어선은 45일 만에 세 차례 출어해 6억 원어치의 조기를 잡았다. 선장 김모 씨(64)는 “35년 동안 배를 탔는데 올해처럼 조기가 많이 잡힌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목포지역 어선 150척이 조기잡이에 나섰는데 5억 원어치 이상 잡은 배가 4척, 2억 원을 넘긴 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성 목포수협 상임이사는 “위판장에 가면 어장이 물 반 조기 반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근래 보기 드문 조기 풍년”이라며 “씨알이 굵고 살도 단단한 상품이 많이 잡혀 가격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제주 추자도 연근해 어장에서도 참조기가 대량으로 잡혀 수협 경매가 적체되고 얼음과 보관창고가 품귀현상을 빚는 등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시 한림수협에 따르면 추자도와 한림선적 등 유자망 어선 50척이 이달 초부터 추자도 연근해에서 본격적으로 참조기 조업에 나서 1회 출어할 때마다 척당 13∼25t의 참조기를 잡고 있다.
하루평균 97.5t의 참조기가 한림항에 들어오고 있으나 한림수협의 경매 처리능력은 최대 78t에 불과해 제때 경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매를 기다리는 참조기가 250t에 이르고 있다. 참조기 보관에 필요한 얼음 수요도 급증해 제주 전역에서 얼음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림수협은 하루 57t인 얼음 생산량을 87t으로 늘렸으나 수요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900여 t을 저장하는 수협의 냉동 및 냉장 창고는 이미 가득 차 인근 해수어류양식수협과 개인 창고를 빌려 1100여 t을 따로 저장하고 있다. 한림수협은 제주지역에서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자 부산 감천항에 있는 수협중앙회 소유의 창고를 빌려 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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