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만취 40대, 외교부에 전화걸어 “병원에 폭탄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4일 03시 00분


군경 150명 비상출동 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폭탄을 설치했다. 밤에 폭발할 테니….”

3일 오후 1시 15분경 ‘술에 취한’ 남성이 외교통상부 당직실에 폭발물 설치 협박전화를 걸었다. 만취한 목소리에 정확한 시간과 장소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군과 경찰 150여 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출동했다. 중무장한 경찰특공대와 군 폭발물처리반은 병원 구석구석을 수색했다. 경찰은 면회객의 반찬통까지 열어 보며 출입을 통제했다. 병원도 “병원 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제보가 들어와 군과 경찰이 수색 중”이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수색에 협조했다.

정작 입원 중인 환자와 가족들은 느긋했다. 환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만취한 남성이 전화를 걸었다’는 기사를 읽고 트위터로 이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 군과 경찰도 5시간 동안 폭발물 수색을 마친 다음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돌아갔다. 경찰은 발신자번호를 추적해 장난 전화를 건 유모 씨(46)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자택에서 검거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말을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직업이 없는 유 씨가 얼마 전 중국동포 아내까지 가출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전화를 했다”며 “유 씨도 왜 외교부에 전화해 세브란스병원을 지목했는지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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