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쏟아질듯 한 화산절벽에 절로 감탄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제주 수월봉 화산지대 ‘지질공원 국제트레일 코스’ 개장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에 국제지질트레일 코스가 만들어졌다. 화산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산학의 교과서’로 불린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에 국제지질트레일 코스가 만들어졌다. 화산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산학의 교과서’로 불린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수월봉의 분화구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앞에 보이는 바닷속이에요. 벽면이 모래처럼 입자가 작지만 분화구 주변으로 갈수록 자갈 등 입자가 큰 화산분출물이 많아진 점이 그것을 증명해요.”

3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명소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해발 77m) 바닷가 검은 모래 해변. 해설사로 나선 안웅산 박사(제주돌문화공원 학예사)는 지질공원 탐방객에게 화산의 분출 과정과 수월봉의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서은영 씨(48·여·제주시)는 “해설과 함께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니 수월봉의 생성 과정을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수월봉 절벽에 다가갈수록 화산의 흔적이 역력했다. 고개를 들어 절벽 끝을 바라볼 때는 금방이라도 화산재가 쏟아질 듯했다. 수월봉은 화산 폭발로 생긴 물질들이 가스 및 수증기와 뒤섞여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빠르게 지표면을 흘러가는 현상인 화쇄난류(火碎亂流)의 변화 과정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화산학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국내외 지질 및 화산연구가들이 자주 찾는다.

수월봉 화산지대가 ‘지질공원 국제트레일’ 코스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질관광(Geo Tourism)’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1일 지질공원 트레일 코스를 개장하고 일반에 공개했다. 고산리 해녀의 집을 출발해 화산재 지층, 수월봉 정상을 거쳐 자구내포구까지 4.5km에 달한다. 유럽의 지질공원과 다르게 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은 화산지질구조뿐만 아니라 해양생태 자원과 선사문화와 유적, 전설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개장 행사의 백미는 수월봉 앞 무인도인 차귀도(천연기념물 제422호) 탐방. 포구에서 2km가량 떨어진 차귀도는 1973년까지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한들거리는 억새, 다소곳하게 얼굴을 내민 갯쑥부쟁이, 대나무와 소나무 숲, 무인등대 등이 탐방객을 맞았다. 마을주민들이 낸 1.8km의 탐방로를 걷다 보면 수시로 변하는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차귀도는 15일까지 개방될 예정이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마케팅팀장은 “지질공원은 지역주민의 참여와 이익, 자연보호 및 이용을 조화시킨 새로운 관광지”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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