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현빈’ 印尼 특사로 출국하던 날…국감장 여야 “왜 보내” “웬 트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印尼에선 “명예해병 임명” 환영

4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병대 국정감사에서는 백령도 해병 6여단에서 소총수로 복무 중인 배우 현빈(본명 김태평·29·사진)의 인도네시아 특사 방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현빈은 5∼7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군 창설기념일 행사를 관람하고 현지 해병부대를 찾는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현빈의 특사 파견이 ‘정치적 이용’ 아니냐고 문제를 삼았다. 서 의원이 현빈의 직책과 방문 자격을 묻자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소총수다. 장관 지시에 의해 특사로 간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은 “소총수는 소총수의 임무를 수행하면 되지, 규정과 규율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현빈을) 이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논란이 있다. 소총병 한 사람이 들락날락하면 다른 병사들은 뭐가 되느냐.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사령관이 “알겠다”고 말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원유철 국방위원장(한나라당)이 국감을 마치면서 현빈 얘기를 다시 꺼내 논란이 일었다. 원 위원장은 “현빈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고 우리 군의 무기 수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있다니 좋은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서 의원은 “어떤 근거에 의해 병사에게 특사의 자격이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원 위원장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되받았고,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도 “탈냉전 이후 군의 역할은 전쟁 참여 외에 범위가 넓어졌다”고 거들었다. 장내가 소란해지자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위원장 자격이 아닌 국방위원 자격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보자”며 마무리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현빈의 방문 일정을 소개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온라인 매체 가트라뉴스는 현빈이 인도네시아 해병대사령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명예해병에 임명될 것이라고 4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해병대사령관 알판 바하루딘 소장은 “현빈이 수륙양용 장갑차 탑승, 소총과 권총 사격, 기습공격 시범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온라인 매체인 더틱닷컴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에 최근 방위산업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빈의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현빈이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3, 4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도시아르TV를 통해 방송됐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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