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습니다” 트위터에 심경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19시 43분


소설가 공지영-광주경찰 수사 타당성 공방으로 이어져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이 트위터에 당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 과학수사팀 김광진 경사는 지난 4일 밤 "저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김 경사는 6년 전 인화학교 교직원 6명과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학생 9명을 직접 조사했다.

그는 "피해 내용을 확인하면서 그 사건은 세상의 모든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비록 수화통역사를 통하긴 했지만 학생들의 표정에서 그들이 당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전달됐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품을 수수한 담당 형사가 신고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장애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물대포를 쏘는 등 과도한 공권력을 묘사하는 등 사실과 다른 영화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경사의 글은 100회가 넘는 리트윗 수를 기록하며 트위터에 퍼졌다. 트위터리안들은 "서민의 편에 서서 일해주시길", "멋진 경찰의 모습 계속 부탁드립니다" 등의 응원 글을 남겼다.

김 경사의 언급은 소설 도가니의 원작자인 공지영 씨와 광주경찰의 수사타당성 공방으로 이어졌다.

공 씨는 5일 오전 "소설 혹은 영화 때문에 고초를 당했다고 들었다. 교육청과 시청의 미루기 행태는 취재했지만 경찰은 내가 만든 인물이다. 피해가 있다면 죄송하다"고 밝혔다.

공 씨는 이어 "다만 신고를 받고도 왜 4개월이나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는지 밝히지 않는다면 경찰도 더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두차례 사건 가운데 2005년에는 첩보입수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2006년에는 검찰 이첩에 따라 검찰과 협의해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며 "4개월이나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사실은 없고,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관계자들도 '당시 수사에 대한 의문이나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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