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2012 수시논술]주요대학 논술 출제위원·입학처장에게 듣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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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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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고민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인데 논술 대비는 언제 어떻게 하지?’ 이땐 대학별 논술 출제경향과 문제유형을 파악하면 큰 도움이 된다. 지난주에 이어 서울시내 주요 대학 논술고사 출제위원 및 입학처장이 직접 밝히는 2012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의 변화 및 대비 전략을 살펴보자.》

■ 제시문 어려워지고 시간은 줄어
서울시립대 최원석 입학관리본부장

“올해 논술고사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각각 2만2000여명과 9000여 명이 지원했습니다. 시험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보다 문제를 다소 어렵게 출제할 예정입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입학관리본부장(세무학과 교수·사진)은 “서울시립대의 201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는 제시문의 난도가 올라가고 시험시간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드는 등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문계열은 영어 제시문이 출제된다. 영어제시문은 고전이나 사회과학, 철학 등 분야의 유명한 책에서 발췌할 예정이다. 다른 제시문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접할 수 있는 사회이슈 중 찬반으로 관점이 나뉘는 내용이 나온다. 최근 시사이슈 중 신문에 나오는 뉴스를 변형해서 출제할 가능성도 높다.

총 3문제가 출제된다. 영어 제시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 나머지 두 문제를 제대로 풀기 어렵다. 이 밖에 그림과 도표를 해석하는 문제와 사회쟁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제시문의 내용을 근거로 활용해 논술하는 문제도 함께 출제된다.

최 본부장은 “영어 지문을 읽고 주제를 요약해 핵심 내용을 찾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면서 “답안은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제시문 속에서 그 근거를 찾아 논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경지식을 덧붙이는 건 괜찮지만 주장의 근거를 제시문에 나온 내용이 아닌 배경지식을 토대로 쓰면 결정적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험시간이 줄어 시간 안에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인문계열의 경우 각 문항의 규정된 글자 수에서 200자가 넘거나 부족하면 0점 처리된다.

자연계열은 풀어야 하는 문제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수학 2문항에 물리·화학·생물 교과 관련 문제를 모두 풀어야 했다.

올해는 수학 2문항만 필수로 풀고, 물리·화학·생물 교과는 지원학과에 따라 선택적으로 푼다.

최 본부장은 “자연계열 논술문제의 난도는 다소 올라갈 수 있으나 출제 범위는 기출문제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라면서 “세세한 풀이과정까지 모두 쓸 필요는 없지만 단계별 풀이과정을 생략해 논리적 비약이 있는 답안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 학생들 다양한 생각 정답 인정
한국외대 이상환 논술출제위원장


“지난해 논술고사에선 상위 5∼10% 학생을 가리기 위한 난도의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정답과 오답이 뚜렷하게 나뉘었습니다. 올해는 난도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쉬워지고, 학생들의 보다 다양한 생각을 정답으로 인정할 계획입니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논술출제위원장(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은 “한국외대의 201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대폭 변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문제 유형이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지고 난도도 쉬워진다는 것. 한국외대 논술고사는 내용과 형식 측면 모두에서 변화가 생긴다. 내용적 측면의 가장 큰 변화는 교과서 지문을 논술고사 지문 혹은 자료로 활용한다는 점. 출판사에 따라 다루는 내용과 포함돼 있는 지문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지문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논술출제위원장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는 전제로 “교과서 지문은 사회탐구 과목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어나 외국어는 출판사마다 다양한 지문이 실려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형식적 측면의 가장 큰 변화는 지문 2개가 모두 영어로 출제된다는 점. 영어지문을 정확히 해석하지 못한 학생이 한글 지문을 보고 영어지문 내용을 유추해 문제를 푸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영어지문 난도는 고교 2학년 교과과정 수준으로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 대학 수준의 영어단어는 지문 밑에 별도로 뜻을 알려준다.

이 논술출제위원장은 “영자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지문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문제유형에도 변화가 생긴다. 지난해까진 논술고사 1번 문항에서 지문의 ‘핵심어’를 물었지만 올해는 ‘핵심주제’를 묻는다. 예를 들어 지난해 논술고사 1번 문항에서 요구하는 정답(핵심어)은 ‘관용과 차별’이었다.

지난해에는 이를 정확히 제시해야 정답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올해는 ‘A지문에선 다름을 배려하지만(관용), B지문에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차별)’처럼 자신의 생각을 쉽게 표현해도 뜻이 일맥상통하다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학생들 다양한 생각 정답 인정
한양대 정재찬 논술출제위원


“한양대 논술고사의 특징은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논술고사는 출제위원의 성향에 따라 논제나 문제유형이 좌우되기도 하지만, 한양대는 매년 이런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정재찬 한양대 논술출제위원(국어교육과 교수·사진)은 “한양대 논술고사에선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평가한다”고 말했다. 사회·인문학적 배경지식을 근거로 ‘문제에 주어진 특정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사고력)을 ‘정확히 서술’(표현력)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

정 논술출제위원은 “비중을 굳이 따지자면 사고력이 표현력보다 우선”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논술고사는 크게 인문계, 상경계, 자연계로 나뉜다. 이 중 자연계는 수리논술, 인문계는 통합논술 중심이다. 상경계 논술고사는 ‘수리논술 50%+통합논술 50%’로 출제된다. 자연계 논술의 경우 인문·사회학적인 내용은 거의 다루지 않고 학생들의 수학·과학 실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정 논술출제위원은 “상경계 논술에선 특히 수리논술 문항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수리논술의 경우 통합논술에 비해 정답과 오답의 구분이 명확해 응시생 간 점수편차가 크게 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논술고사에선 주로 배경지식을 근거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문제가 나온다. 한양대 2012학년도 1회 모의논술고사 인문계 기출문제가 대표적. 이 문제에선 ‘인구가 늘어나면 탄소배출량이 많아져 지구환경이 악화된다’는 내용의 지문과 ‘출산장려정책’과 관련한 포스터 2개를 보여준 뒤, 지문의 논거를 바탕으로 포스터의 취지를 비교·평가한 후 대한민국이 국가경쟁력을 도모하면서 지구환경 문제 개선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서술해야 한다.

즉, 영국 경제학자 맬서스의 ‘인구론’과 같은 사회·과학적 배경지식뿐 아니라 이를 사회현상에 적용시키고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능력도 필요한 셈. 평소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고 이를 사회이슈에 적용시켜 생각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정 논술출제위원은 “문제유형 특성상 학생들은 ‘자유가 우선인가, 평등이 우선인가’ 같은 ‘갈등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지문을 읽으면서 어떤 갈등상황이 내제돼 있는지 이른 시간 내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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