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속리산 영신제 신라 원형 되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2일 03시 00분


13∼15일 속리축전 때
천왕봉에 1058명 모여 재현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다 최근 간소화된 속리산 영신제(迎神祭)가 13∼15일 충북 보은에서 열리는 속리축전 때 부활한다.

11일 보은군에 따르면 13일 속리축전 개막 행사로 마련되는 속리산 산신제에 앞서 속리산 주봉인 천왕봉에서 산신을 모시는 영신제가 재현된다. 영신제에는 보은군민을 비롯해 서울 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58명이 참여한다. 1058명은 천왕봉의 높이와 같은 숫자.

조선시대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해마다 10월 범(寅)일을 택해 속리산 인근 주민들이 천왕봉의 산신을 모셔다가 동지(冬至)까지 45일간 머물게 한 뒤 돌려보냈다고 기록돼 있다. 박영미 보은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이 풍습은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다가 간소화돼 최근에는 법주사 산신각에 모셔놓은 위패를 행사장으로 옮겨 산신제를 지내왔다”며 “올해는 원형에 가깝게 옛 모습대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3시 속리산잔디광장을 출발해 법주사 일주문∼세심정∼상고암∼천왕봉에 올라 산신과 위패를 모시고 내려온다. 이어 오후 10시경 속리산잔디관장에서 지역의 평안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보은군은 야간산행에 따른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전문 산악인이 대열을 이끌도록 했다.

한편 15일 낮 12시 속리산잔디공원에서 1058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초대형 산채비빔밥 만들기 행사도 열린다. 지름 3.3m, 높이 1.2m의 대형 그릇을 이용한 이 비빔밥 제작에는 쌀 두 가마(160kg)와 1t 트럭 분량의 산나물 버섯 등이 들어간다. 완성된 비빔밥은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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