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좀 들어줬다가 손발 다 오그라들겠네. 그리고 나, 어린이 아니거든? 무서운 십대거든?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걸?”
“어쭈, 너 많이 컸다. 어?”
“(웃음) 좀 컸지?”
12일 오전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강원 홍천군 율전리 외딴 산골에서 모녀의 애교 섞인 실랑이가 한창이었다. 12월 1일 개국하는 동아미디어그룹 종합편성TV 채널A의 개국 드라마 ‘천상의 화원’(가제·연출 이종한, 작가 박정화 고은님) 크랭크인 현장. 극 중 정재인(유호정 분)과 딸 은수(김새론 분)가 그 주인공이었다.
‘천상의 화원’은 사업에 실패한 남편과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된 재인이 두 딸을 데리고 의절했던 친정아버지 부식(최불암 분)을 찾아가 함께 살면서 겪는 가족 간의 원망과 상처, 화해와 사랑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드라마다.
촬영 무대인 율전리는 산비탈길을 10여 km 굽이굽이 타고 들어가야 하는 외진 시골이다. 이미 빨갛고 노란 단풍이 지천인 이곳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주변으로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이었다.
최 씨, 유 씨, 김 양 등 주요 출연진과 이종한 PD, 촬영 조명 등 스태프, 박정화 고은님 작가 등 50여 명은 이날 촬영장의 베이스캠프인 율전초등학교 문암분교에 모여 드라마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최 씨는 촬영이 없었지만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 스태프와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채널A 김재호 회장 등 경영진은 이날 촬영 현장을 방문해 출연진과 스태프를 만나 격려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채널A는 우리 사회를 보다 아름답고 정의롭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채널A의 첫 번째 드라마 ‘천상의 화원’이 따뜻한 스토리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씨는 “‘천상의 화원’은 막장도, 선정적 드라마도 아닌 진실한 드라마다. 정이 넘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유 씨는 첫 촬영에 들어가며 “‘천상의 화원’은 많은 분이 공감하고 좋아할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PD도 “‘천상의 화원’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PD는 1981년 KBS 드라마제작국 PD로 시작해 KBS 드라마 ‘왕룽일가’, SBS 드라마 ‘화려한 시절’ ‘토지’ ‘연개소문’ 등의 작품을 제작했으며 2005년 제32회 한국방송대상 TV프로듀서상을 받았다. 박 작가는 MBC 드라마 ‘무동이네 집’ ‘사춘기’ ‘떨리는 가슴-슬픔’ 등 훈훈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주로 써왔으며, 고 작가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각본 등을 써서 영상에 세련된 감성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천=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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