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1만 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결제 3건 중 1건이 1만 원 이하 소액일 만큼 소액 카드결제가 일반화된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채 중소 영세상인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해 준다는 취지로 소액 카드결제 거부 허용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다가 시민들로부터 역풍을 맞은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2일 “1만 원 이하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가 나서 개정안을 따로 마련하지는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관계자는 “7일 국정감사 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소액결제 의무수납을 폐지 또는 완화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말한 것은 소신을 밝힌 것일 뿐 정부가 이 사안을 주도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세수 감소를 우려한 국세청도 부정적인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 측은 중소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와 관련해 “카드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수료 수준을 낮추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음식업중앙회는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음식점 업주들이 소액 카드결제 거부를 허용하는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며 “정부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18일 ‘범외식인 10만 명 결의대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상인들은 현재 2.7%에 이르는 카드수수료를 대형마트 수준인 1.5%까지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카드사마다 수천억 원씩 이익을 내는 마당에 서민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측은 “수수료율을 인하하지 않으면 장외 궐기대회와 헌법소원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결제금액이 적으면 카드사 수익이 줄고 자칫 역마진까지 나올 수 있다며 수수료율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카드사는 전체 수수료 중 결제대행사(VAN) 이용료 등 고정비용을 빼면 남는 수익이 얼마 안 되는데 수수료율까지 낮추면 역마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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