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번화가 75년 전의 모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울산박물관 특별展
내년 2월 5일까지 열어

1936년 울산 달리(현 울산 남구 달동) 사람들의 모습. 농사일을 하다 새참을 먹고 있다. 울산박물관 제공
1936년 울산 달리(현 울산 남구 달동) 사람들의 모습. 농사일을 하다 새참을 먹고 있다. 울산박물관 제공
울산에서 가장 번화한 남구 달동지역의 1930년대 모습은 어땠을까.

울산박물관(관장 김우림)은 ‘75년 만의 귀향, 1936년 울산 달리’ 특별전을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울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 및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이 공동 추진 중인 ‘울산 달리 100년 학술 교류사업(2009∼2012년)’ 가운데 하나다. 특별전에는 1930년대 울산 달리(현재의 남구 달동)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소장 흑백 사진과 동영상 70여 점이 전시된다.

일본인들이 울산 달리의 생활상을 조사한 것은 1936년. 지금은 고급 아파트와 백화점 등이 들어서 번화가로 변한 달리는 당시 농가 127채가 있었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도쿄(東京)제국대 의학부 학생들이 당시 달리에서 농촌 위생조사를 실시했다. 또 이 기간 별도로 일본 민속조사팀도 달리 주민의 의식주와 생활용구 등을 조사하고 영상 촬영을 했다. 이들 조사가 달리에서 이뤄진 것은 울산 출신으로 도쿄제국대에 유학 중이던 농업경제학자 강정택 씨의 역할이 컸다. 강 씨는 광복 직후 농림부 차관을 지낸 뒤 6·25전쟁 때 납북됐다.

도쿄제국대 학생들은 조사 뒤 ‘조선의 농촌 위생―경상남도 울산읍 달리의 사회위생학적 조사’(1940년) 보고서를 펴냈다. 민속조사팀이 수집해간 자료 124점은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국립민족학박물관으로 이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들 자료는 울산 출신 인류학자인 이문웅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가 1990년 일본에서 찾아내 ‘향수―1936년 울산 달리’(2008년)란 도록으로 출간했다. 농촌위생조사 보고서도 번역됐다. 울산박물관 신형석 학예사는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1930년대 울산 시민의 생활상을 친근한 사진과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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