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정신문화의 DNA’ 재조명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① 화랑정신 ② 선비정신 ③ 호국정신 ④ 새마을정신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경북정체성포럼 심우영 위원장(오른쪽)에게 위촉장을 주고 있다. 경북도 제공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경북정체성포럼 심우영 위원장(오른쪽)에게 위촉장을 주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 출신 독립운동유공자는 2000여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서울 출신은 320여 명, 다른 지역도 많아야 1000명 정도이다. 경북에서도 특히 안동은 330여 명으로 서울 전체와 비슷하다. 이는 단지 우연일까, 아니면 경북이라는 지역에 숨어 있는 어떤 정신적 가치 때문일까.

‘경북다움’ 또는 ‘경북의 정신적 에너지’를 확인해 미래를 여는 힘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석굴암이나 첨성대, 하회마을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북을 빼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운 전통과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최근 전문가 50명이 참가하는 ‘경북 정체성(正體性) 포럼’을 창립했다. 경북을 경북답게 만드는 정신(정체성)을 통해 경북도청 이전과 함께 ‘새 경북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다.

경북을 지탱하고 발전시킬 대들보 가치로 선정된 콘텐츠는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운동정신 등 네 가지. 신라 때부터 최근까지 경북이 자긍심을 갖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정신적 유산이자 미래를 이끌 핵심 가치다. 경북도는 지난해 대구경북연구원의 연구와 올해 6월 국제세미나를 통해 네 가지 가치에 대한 재조명을 시작했다. 화랑분과는 김상현 동국대 교수와 우실하 한국항공대 교수 등 12명, 선비 분과는 이동건 영남퇴계학회 이사장과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14명, 호국 분과는 장윤수 대구교대 교수와 한용섭 국방대 부총장 등 12명, 새마을 분과는 김용대 경북도립대 총장과 정갑진 새마을운동역사연구원장 등 12명이 각각 참여한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3대 문화권(유교 가야 신라) 관광기반 조성사업과 낙동강 호국평화벨트, 독립운동 테마파크, 독도수호사업 등도 경북 정체성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경북 정체성은 ‘미래형’이다. 과거의 흔적을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변화를 이끌어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국 분과 위원인 김희곤 안동대 교수(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는 “경북다움의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을 파악하면서 새롭게 형성해야 할 측면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통합성과 유연함, 진취성을 곁들여 경북의 정신적 가치를 시대에 맞게 재창조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개 분과 위원들은 다음 달부터 세미나와 연구, 현장답사 등을 통해 경북 정체성의 구체적인 모습을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포럼을 운영하는 한국국학진흥원 김병일 원장은 “역사에 흐르는 소중한 가치를 외면한 채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은 공허하며 옛 가치에만 안주하는 것은 맹목적인 태도”라며 “복잡한 현 시대에 중심을 잡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통에서 새로움을 찾는 ‘온고지신’의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북 정체성 재발견은 경북도청이 2014년 안동으로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경북의 구심점을 새로 확보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포럼 위원장을 맡은 심우영 한국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은 “네 가지 경북다움의 가치는 경북을 넘어 우리나라의 정신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체계적인 정립이 필요하다”며 “이 작업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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