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홀, 연극반 활동 지원… 배우 안석환 씨가 멘토 자처
내달 28일 ‘슈퍼고딩’ 무대올려
“어깨를 쉬지 않고 들썩거리면 어떨까요?” “고개를 까딱까딱하면서 걷게 만들면요?”
교복을 입은 20여 명의 남녀 고등학생은 쉴새없이 질문을 던졌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연습실에는 연극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의 열정이 가득했다. 이들은 성동글로벌경영고와 한양공업고 연극반이다. 학생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쉬지 않았고 다른 잡담도 하지 않았다. 연습실 한쪽에서 팔짱을 낀 채 진지한 표정으로 학생들과 토론을 이어가던 지도교사의 눈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지도교사는 배역의 특징을 설명하고 동작과 말투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의 연극 지도 교사는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안석환 씨(52).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이 마련한 ‘청소년 연극교실’ 강사를 자청해 5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드라마 두 편과 지방 연극 공연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이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열리는 이 수업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감 없던 아이들이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보람을 느낀다”며 “후배들을 키우는 일을 꼭 하고 싶어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도 관람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보고 싶지만 좀처럼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던 학생들은 이 연극교실에 참가해 배우가 되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충무아트홀은 고등학교 7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열정이 남다른 연극반 2곳을 선정해 안 씨의 지도를 받게 했다. 이날 연습을 마친 강창길 군(18)은 “연기에 대해 아무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안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떻게 연기를 하는 건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꿈 많은 학생들의 바람은 연습무대에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다음 달 28일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각색한 연극 ‘슈퍼고딩’으로 정식 데뷔한다. 이날 연습을 마친 안 씨와 학생들은 인근 중국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짜장면으로 때웠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학생들은 안 씨의 조언 한마디에 연습 때보다 더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인생도 공부도 자꾸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 실패하더라도 도전하고 또 도전해 보자. 그러다 보면 인생이 달라져 있을 거야. 그 모습을 내게 꼭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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