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성북동 K사립대 재단 이사장 집에서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절도미수)로 구속된 전모 씨(60)가 평소엔 교회 장로로 활동하는 등 ‘이중생활’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 씨의 부인과 이웃들은 그를 ‘착하고 마음 여린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20일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북동과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저지른 9건의 절도 범행에 대해 시인했다. 경찰은 최근 이 일대에서 비 오는 날 발생한 침입절도 사건 18건의 주력 용의자로 전 씨를 지목하고 수사해왔다. 창문을 열고 들어가 금품을 훔친 뒤 수건으로 족적을 지우는 범행수법이 전 씨와 일치했기 때문. 집 안에서 사람과 마주쳤을 땐 “나야 나”라고 말하는 수법도 같았다. 하지만 전 씨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만 시인했다. 재단 이사장 자택 절도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재단 이사장과 몸싸움을 벌였기 때문에 강도죄가 추가로 적용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착하고 신앙심 깊은 남편이라 믿고 살아온 전 씨 아내는 경찰조사에서 “남편이 일주일에 이틀씩은 새벽녘에 귀가하곤 했다”며 “얼마 전에는 갑자기 진주목걸이를 선물로 주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목걸이를 압수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전 씨는 경찰 조사 과정 내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증거 부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성북동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 자택 절도 사건 용의자 정모 씨(56)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다음 주 중 홍콩으로 가 추가 증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정 씨가 범행 직후 홍콩의 한 전당포에 귀금속을 맡기는 방식으로 장물을 현금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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