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매몰 추정… 절벽 틈 구조대 직접 내려가 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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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40m틈까진 접근 못해… 김재수 씨 등 5명 추가 급파

한국 구조대가 목숨을 건 수색작업에 나섰다.

대한산악연맹은 실종된 박영석 대장(48)과 신동민(37) 강기석(33) 대원을 찾아나선 구조대원들이 박 대장 일행이 올랐던 절벽 밑의 균열 지역을 수색하기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구조대는 실종 지역을 살펴본 결과 눈사태로 발생한 눈이 절벽 밑의 균열 지역에 쓸려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이 지역은 절벽과 빙하가 맞닿은 지점에 생긴 깊이 40m에 이르는 틈이다. 입구 폭은 4∼5m였으며 밑으로 들어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역깔때기 모양이다.

틈이 일직선으로 형성되지 않아 위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바닥까지 들어가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린다. 구조대는 로프에 매달려 15m가량 깊이까지 들어갔으나 인근에 걸쳐 있던 눈 다리(스노 브리지)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낙석이 발생해 더 들어가진 못했다. 연맹은 이날 수색에서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지만 대원들이 이 틈 속으로 쓸려 갔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24일에도 이 지역을 집중 수색할 계획이다.

한편 연맹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자인 김재수 대한산악연맹 이사(사진)와 13좌에 오른 김창호 대학산악연맹 이사를 새로 구조대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해발 8201m인 초오유를 함께 등반한 뒤여서 고소 적응이 되어 있는 상태인 만큼 곧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김재수 이사는 고미영 씨가 14좌 완등에 나설 때 동반 등반을 하며 지원하다 고 씨가 숨지자 그의 뜻을 이어 자신이 직접 14좌 완등에 나섰다. 연맹이 이들을 투입한 이유는 고산 지역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반면 연맹은 박 대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14좌 완등 기록을 놓고 경쟁했던 엄홍길 씨의 구조대 지원을 만류했다. 엄 씨가 최근 고지대를 다녀온 적이 없기에 갑자기 현장에 투입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맹은 이와 함께 대한산악구조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재창 강성규 구은수 씨 등 3명을 구조대에 합류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북과 제주, 서울 지역에서 전문적인 산악 구조요원으로 활동해 왔다. 연맹은 이들과 함께 고성능 금속탐지기를 현장에 보낼 계획이다. 김재수 김창호 이사와 3명의 산악구조대원은 24일 현지로 출발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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