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부친 ‘의인賞’ 37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생명보험 의인상 48명 선정…사망자 많아 유가족이 받아
아덴만 석해균 선장도 수상

시민과 경찰 소방관 등 48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생명보험 의인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시민과 경찰 소방관 등 48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생명보험 의인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58·사진)이 올해의 생명보험 의인상을 받았다. 이 상은 자신의 몸을 바쳐 다른 이를 구한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관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다. 생명 존중의 정신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2009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석 선장을 포함해 모두 48명이 선정됐다. 일반인 의인 14명에게는 1억 원을, 경찰과 소방관 34명에게는 2억 원을 준다. 석 선장은 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에서 청해부대가 구출작전을 펼치는 데 공을 발휘한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해적에게 총을 맞고 구타당해 아주대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중이라 2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 대신 하루 전에 병상에서 상장과 지원금(2000만 원)을 전달받았다. 석 선장은 “당연한 일을 한 건데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 재활치료를 열심히 해 빨리 기운을 차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수상자가 더 많았다. 다른 사람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의인 37명의 상은 유가족이 대신 받아 하늘에 부쳤다.

경기 안양시 연현초 야구감독이었던 전인택 씨(43)는 스승의 날(5월 15일) 오전에 야구부원들이 내린 뒤 학교 언덕에 세워놓았던 버스가 갑자기 굴러가는 모습을 봤다. 학생과 학부모 등 5명이 비탈길을 걷고 있었다. 그는 “위험하다”고 소리치며 운전석에 뛰어올라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다. 가속도 때문에 차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핸들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다 버스가 10여 m 아래 옹벽을 들이받는 바람에 머리와 허리를 다쳐 숨졌다.

뺑소니 차량을 추격하다 순찰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순직한 한정덕 경사(54) 등 경찰 16명, 화재 진압 중 무너진 주택에 깔려 순직한 서정국 소방위(48) 등 소방관 18명도 상을 받았다. 생명보험재단 이시형 이사장은 “이웃의 목숨을 구하려 자신을 헌신한 분들의 희생정신이 널리 알려져 우리 사회가 더욱 아름다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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