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도가니’ 학생들 다닐 새 학교 내일 개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학생들, 인화학교서 마지막수업

광주교육청 “우석 측에 위탁교육 지정 취소 통보”

29일 오후 광주시내 한 교육기관 1층에서는 새 학교 개교 준비로 분주했다. 새 학교는 인화학교 학생 21명이 다음 달 1일부터 공부하게 될 공간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9일 오후 광주시내 한 교육기관 1층에서는 새 학교 개교 준비로 분주했다. 새 학교는 인화학교 학생 21명이 다음 달 1일부터 공부하게 될 공간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교육청은 다음 달 1일 영화 ‘도가니’의 실제 무대였던 인화학교 위탁교육 지정 취소를 해당 사회복지법인인 우석 측에 통보하고 인화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게 될 새 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31일 인화학교 학생들을 수용할 새 학교의 교사 6명 채용 결과를 발표한다. 광주시내 한 교육시설에 들어설 새 공립학교는 초중고 3개교의 특수학급으로 구성됐고 학교명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다. 새 학교는 공사가 한창이다.

인화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마지막 수업을 끝낸 뒤 그동안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2박 3일간 체험학습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화학교 폐교와 새 학교 개교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화학교 법인인 우석 측이 위탁교육 지정 취소에 대한 이의소송을 제기해도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모두 새 학교로 전학시켜 실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석 측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생활시설인 인화원 폐쇄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화원 원생 42명이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인화원에서는 청각·언어·지적장애 등 중복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 57명이 생활했다. 우석 측에 해마다 지원된 정부 보조금 20억여 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인화원에 지원됐다. 우석 측은 인화학교와 인화원, 광주근로시설(경증장애인), 인화원 보조작업장(중증장애인) 등 4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는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인화원 폐쇄 방침에 따라 가족이 있는 인화원생 15명을 다른 사회복지시설로 옮겼다. 광산구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인화원(법인) 측이 원생 가족들을 대상으로 전원조치를 막으려고 설득을 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화원 측은 “원생들이 오랫동안 생활해 만족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구가 31일 인화원의 시설폐쇄를 통보한 뒤 무연고 인화원생 42명의 전원조치를 요구해도 우석 측이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할 경우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연고 인화원생 42명은 18세 여고생(고2)부터 44세 남성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남자 22명, 여자 20명이다. 이들은 친권자가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무연고 인화원생 42명 등을 상대로 우석 측의 설득, 회유, 협박이 있었는지 직권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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