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칼럼]장기적 인생 목표를 정하면 공부의지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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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공부의지를 높이는 데는 단기적 진학목표가 아닌 장기적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일보 DB
공부의지를 높이는 데는 단기적 진학목표가 아닌 장기적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일보 DB
흔히 자녀를 열심히 공부하게 하려면 진로목표를 먼저 찾아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진로목표를 정한 뒤 공부의지가 달라지고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는 학생을 종종 볼 수 있다. 뚜렷한 진로목표가 생기면 학습 동기부여 효과가 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잘하는 모든 학생의 진로의식이 높은지 묻는다면 그 답은 ‘No’다. 진로목표가 뚜렷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모두 진로목표가 뚜렷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적잖은 교육적 논의가 ‘진로목표가 뚜렷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오늘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 모두가 진로목표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보자.

“공부를 열심히 하면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진로의 폭이 넓어지니까 일단 열심히 공부해!”

부모가 자녀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얼핏 맞는 말인 것도 같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는 이런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하버드대에 입학한 전체학생 중 한국학생의 비율은 6%에 달했다. 미국수학능력시험(SAT) 성적이나 내신 성적도 우수했다. 그러나 같은 해 낙제생 비율은 한국학생이 10명 중 9명일 정도로 많았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그동안 우리는 주로 자녀의 대학입학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누가 서울대에 들어갔다더라.’ ‘누구는 아이비리그 11개 대학의 합격통지서를 받았다더라.’ 하지만 입학 이후의 모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입 성과는 화려했지만, 그 이후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점은 무엇이며, 명문대 입학이 이후의 성공과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를 연구한 하버드대는 ‘장기적 목표(Long-term Goal)’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왜 대학에 가려 하는지, 자신의 인생 목표를 이루는 데 대학 진학이 왜 필요한지 등의 내면적 고민보다는 ‘누가 어느 대학에 다닌다’ 같은 외면적인 모습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 결국 대학 입학 이후에는 목표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는 “링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위한 ‘꿈’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가르쳤다. 그리고 레이건의 모친 역시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성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가치관을 심어줬다”면서 “그게 바로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자녀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부부터 잘하고 보자’는 근시안적인 생각이 자녀에게 진정한 동기부여를 해 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자녀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 자녀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무엇인지, 지금의 힘든 과정을 현명하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자.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대학이 왜 필요한지를 깨달으면, 이후의 현실이 힘들더라도 자녀 스스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로 시끄러웠던 집안의 모습은 과거의 추억거리로 바뀌게 될 수 있다.

또한 대입 결과가 명문대 입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며 보낸 시간은 자녀의 인생에서 무엇보다도 값진 경험이자 인생의 지침이 돼 이후의 삶을 이끌어 줄 것이다.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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