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찰에 붙잡힌 김모 씨(73). 키 171cm, 건장한 체구에 근육질인 김 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경찰이 권하는 커피를 한사코 거절했다. 그는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일을 하기 위해선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고령인 김 씨의 직업은 다름 아닌 빈집털이. 경찰에 따르면 그는 10월 한 달 동안 10차례 이상 서울 강북구 집에서 강남구로 출근했다. 출퇴근 수단은 지하철을 무료로 승차할 수 있도록 65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시니어 패스’였다. 편리하게 강남구 일대에 도착해서는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범행하기에 쉬워 보이는 집을 물색했다.
김 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S아파트 2층 집을 대상으로 골라 5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털었다. 전날인 19일에는 인근 아파트 5, 6층까지도 올라가 훔칠 만한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김 씨는 범행 과정에서 목장갑만 낀 채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김 씨에 대해 이 같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폐쇄회로(CC)TV로만 보면 40대로 보일 정도로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업 자금이 필요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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